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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해갈 시간 동안 배구 팬들의 곁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선수도 아니고, 감독도 아니고, 구단 관계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배구장에서 누구보다 바쁘다. 배구 팬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하며,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하루를 선물한다. 때로는 유쾌한 웃음을 유발하고, 또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게 만든다. 이처럼 아무나 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도 열심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배구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KBSN 오효주 아나운서다. 그에게 좋은 배구 방송인의 길을 묻기 위해 <더스파이크>가 인터뷰를 청했다.

주고받는 말과 시선 속에서, 서로에게 힘을 전달할 수 있어요
배구계에서 좋은 방송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너무 부담스러운데요(웃음)? 그렇지만 정말 영광입니다! 배구 방송인을 대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게, 그간 열심히 해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인 것 같아요.

먼저 지금 배구계에서의 다양한 일들을 간략히 소개해준다면요?
현장에 가서 경기 전 인터뷰 및 리포팅-중간 리포팅으로 경기를 소개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해요. 경기가 끝나면 수훈선수 인터뷰를 진행하죠. 이걸 잘하기 위해 평소에도 감독님들과 선수들을 취재하면서 여러 가지 데이터베이스를 쌓아요. ‘스페셜 V’라는 데일리 매거진 프로그램을 주 3일 정도 진행하고 있고요, 캐스터 역할을 수행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 외 시간에는 취재 및 자료 조사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먼저 인터뷰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10년 정도 인터뷰를 하면서 나름의 지론 같은 것들이 생겼어요. ‘경기 전 감독님들은 만나길 꺼려하고, 경기 후 선수들은 만나고 싶어 하는 인터뷰어가 되야겠다’고 생각해요. 감독님들과는 업무를 떠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것도 크기 때문에, 감독님들이 곤란해 하실만한 질문을 할 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아요. 하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라면, 그걸 끄집어내는 것도 저의 역할이죠. 물론 그날 경기에 대한 이야기들도 잘 다뤄야 하고요.

경기 전 감독 인터뷰는 대상이 시즌 내내 거의 고정이죠. 뻔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어떻게든 변수를 만드는 것이 경기 전 인터뷰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배구는 전략의 변화가 시즌 내내 크게 있는 종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선수기용의 폭도 타 종목에 비해 넓은 편은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인터뷰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를 억지로 만들기가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기본에 충실하되, 상황에 따라 변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그런 부분들을 짚는 질문을 많이 구상해요. 이걸 하기 위해서는 그 팀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죠. 변화를 원하는 팬들의 바람을 대신 전하기도 하고요.

리그에 외국인 감독들이 늘어나면서, 경기 전 인터뷰에 대한 부담이 커지진 않았나요?
아무래도 부담이 있어요. 의미 전달이 달리 될 수도 있거든요. 저는 외국인 감독님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통역들과도 친분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요. 그러다보면 우리나라에서는 평범한 질문인데 외국인 감독님들은 불편해하시는, 그런 종류의 질문들에 대해서도 캐치하게 돼요. 이런 사전 정보가 좀 있어야 외국인 감독님들을 인터뷰하기가 좋은 것 같아요.

현장에서 경기를 볼 때는 어떤 부분에 집중하나요?
저는 선수의 표정에 정말 집중해요. 예를 들면 정말 대차게 블로킹을 당했을 때(웃음), 선수마다 표정이 달라요. 엄청 아쉬워하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덤덤한 선수도 있어요. 또 작전 시간이나 세트 종료 후의 찰나의 순간에 선수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캐치하려고 해요. 수훈선수가 얼추 정해지는 타이밍에는 더더욱 그 선수의 모든 것들을 캐치하려고 하죠. 그게 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거든요. 그래서 선수 간의 관계 같은 것들에도 집중해요. 친구 사이인 선수들끼리 공격수와 블로커로 얽히는 순간 같은 것들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니까요.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이게 무조건 옳지는 않겠지만, 저는 저와 인터뷰하는 선수가 무조건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써요. 하지만 불편한 질문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순간도 있기 마련이죠. 그럴 때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까지 경기 후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있나요?
지금 딱 떠오르는 인터뷰는 유광우 선수와의 인터뷰네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커리어와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데, 여러 가지 상황들이 겹치면서 백업 선수가 됐잖아요. 그런데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만난 유광우 선수가 했던 말이 지금도 제 머리에 박혀 있어요. “나는 지금도 후배들에게 배우고 있다”는 말이었어요. 그런 마인드를 가진 선수기에 지금의 유광우가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인생에 큰 울림으로 남은 말이었습니다.

인터뷰라는 것은 단순한 대화나 취재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인터뷰어 오효주가 생각하는 인터뷰의 힘과 매력은 무엇인가요?
주고받는 말과 시선 속에서 서로가 힘을 느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질문 속에도 답이 있고, 답 속에도 질문이 있죠. 그 속에서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고요. 단순히 호기심을 해소하는 자리가 아닌, 곱씹어볼수록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드는 게 인터뷰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제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집에 가서 일기를 쓰고 싶게 만드는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그게 정말 인터뷰의 매력을 완전히 뿜어낸 거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노력과 구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자 리포터들은 비주얼에만 신경 쓴다’, ‘영향력이 미비하다’라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건 그냥 저희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희가 더 확실한 능력을 보여드리고 가치를 증명했다면 그런 시선은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르죠. 캐스터의 자리도, 해설위원의 자리도 노력과 실력으로 입증하는 거잖아요. 리포터와 인터뷰어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리포터와 인터뷰어는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는 상황에서 많은 것들을 보여줘야 하는 자리기 때문에 또 다른 어려움이 있긴 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으니까, 제가 극복하고 증명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이야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의 길을 가기
캐스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겠습니다. 여자 캐스터가 아직 국내에는 많지 않은데, 어떤 계기와 기회로 도전하게 됐나요?

사실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자리를 잡은 지는 이제 시간이 좀 됐죠. 그래서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직업 자체가 어색하지는 않게 됐어요. 하지만 이 직업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도 인터뷰, MC, 리포팅 정도로 한정짓게 됐죠. 저는 그 범위를 확장시키고 싶은 욕심과 용기가 있었고, 회사에서도 제 도전 정신을 긍정적으로 봐주셨어요. 그렇게 서로의 뜻이 맞으면서 처음 캐스터 자리에 서게 됐어요.

리포터로 경기장을 찾을 때와 캐스터로 경기장-옵튜브를 찾을 때의 느낌이 많이 다를 것도 같은데요?
완전 달라요! 일단 감독님들이 너무 다르게 봐주세요. “너 오늘은 캐스터야?” 하면서요(웃음). 일단 생각 자체를 다르게 해야 해요. 인터뷰를 할 때는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캐스터를 할 때는 더 넓은 시선을 견지해야 하고 더 많은 것들을 공부해야 해요. 해설위원과도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하고요.

캐스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아야 해요. 또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야 하죠. 그런데 캐스팅을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뭔가 편향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는 상황도 있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저는 선수의 가족이 보고 있다는 걸 항상 생각하면서 중계하려고 해요. 누가 못하고 싶어서 못하겠어요. 누구나 실수는 하는 거고, 경기가 안 풀리는 날은 있는 거라는 걸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너무 과하게 비판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캐스터라는 분야는 선배님들이 정말 많은 분야인데, 주로 어떤 조언이나 도움을 받았나요?
큰 틀에서는 정말 많은 조언을 해주시죠. 하지만 오히려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섣불리 이런저런 조언은 하지 않으시려고 하는 것 같아요. 여느 남자 캐스터 선배들처럼 하려고 했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저의 매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이런 배려가 너무 감사해요.

사실 캐스팅은 인터뷰에 비해서 성량이나 톤 같은 타고난 피지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죠. 이런 부분에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자 하셨나요.
사실 그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어요. 이렇게도 질러보고, 저렇게도 질러봤지만 그래도 남자 캐스터들의 성량을 따라잡을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건 내가 못하는 게 아니라 아직 나의 방식이 사람들에게 낯선 거다. 내가 하는 다른 방식의 중계도 언젠가는 또 하나의 영역이 될 거다’라는 믿음으로 나아간 것 같아요. 극복할 수 없는 건, 다른 나름의 방식으로 채워보자! 그렇게 생각한 거죠.

캐스팅에 도전해보고 싶은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어떤 이야기에도 흔들리지 말고, 너의 길을 가라(웃음)! 사실 밖에서 정말 많이 흔들어요. 그게 너무 힘들어서 저도 그만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어요. 그렇게 실제로 2년 정도를 쉬기도 했고요. 하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캐스터를 왜 안 하시냐고 물어봐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아마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제 모습에서 힘을 얻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건 단순히 내 욕심으로 중계를 하는 게 아니구나, 누군가에게는 내가 단순한 중계 이상의 것을 전달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누군가 제 뒤를 이어 도전한다면,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라고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일은 힐링이, 위기는 즐거운 순간이 되는 축복
데일리 매거진 프로그램인 ‘스페셜V’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게요. 매거진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는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나요?

보통은 이긴 팀의 팬들이 프로그램을 더 챙겨보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승리의 감흥이 스튜디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신경 써요. ‘이 팀의 승리가 저도 기쁩니다!’ 라는 느낌을 전달하면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고 싶은 거죠. 이를 위해서 누군가가 잘한 포인트는 절대 빠지지 않고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하기도 해요. 또 그동안 많이 조명 받지 못했던 선수나 포인트를 조명할 기회가 있다면 빼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야구 시즌에 진행하시는 ‘아이 러브 베이스볼’과의 차이점 같은 것도 있을까요?
그럼요. ‘아이 러브 베이스볼’은 다뤄야 하는 경기도 훨씬 많고, 시청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방송에 임하는 자세가 조금 더 타이트해요. 하지만 ‘스페셜V’는 유일한 데일리 매거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조금은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겁게,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어느 정도의 대본은 준비되겠지만 경기 시간과 결과에 따라 방송 시간과 전해야 할 내용이 급격히 달라지기도 하는 만큼, 임기응변 능력도 필수일 것 같습니다.
그렇죠. 정말 중요해요. 그런데 경기를 그냥 재밌게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실 준비한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기라 함은 곧 재밌는 경기였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이야깃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에, 방송 준비가 더 즐겁고 수월해지는 부분도 있어요.

단순한 뉴스 프로그램이 아닌 만큼 예능적인 요소 역시 갖출 필요가 있는 매거진 프로그램의 특성이 있죠. 어떤 노력들을 하나요?
저도 배구를 아홉 시즌 정도 하다 보니, 가까워진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이 많아요. 심지어 가족이나 연인까지도 아는 사이가 되고요. 그러다보면 사적인 이야기들을 알게 되는데, 가끔은 그런 이야기들을 방송에서 풀기도 하죠.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요(웃음). 물론 절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해서 한순간의 자극을 만들겠다는 의도는 갖지 않아요. 소소한 즐거움이나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에피소드를 푸는 정도예요. 또 ‘스페셜V’가 너무 좋은 프로그램인 건, PD-작가-출연자의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예능적인 장치 같은 것들을 만드는 과정이 정말 수월하다는 거예요. 모두가 흔쾌히 예능적인 부분들을 소화해주시고, 준비해주십니다. 이런 열린 마음이 모여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같아요.

배구에 대한 애정이 인터뷰 내내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오효주에게 배구란 무엇인가요?
배구는 저에게 일임과 동시에 힐링이에요. 뭔가 포기하고 싶거나,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 일로서 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 정말 큰 축복이죠. 일이지만,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주는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배구장의 조명과 온기까지도 모두 사랑해요.

방송사도 더 많고 경쟁자와 경쟁 프로그램도 많은 야구에 비해, 배구에서 방송인 오효주가 갖는 존재감과 가치는 상당한 것 같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에서 이런 자리에 올랐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나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나요.
사실 저를 떠올리실 때, 야구보다도 배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효주라는 이름을 들으면 ‘배구 올스타전 출전했던 아나운서!’라는 이미지가 지금도 저의 가장 큰 이미지 중 하나니까요. 또 저는 배구계에서 도전을 거듭하며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단순한 업무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배구계에서 하는 일들은 누군가에게 울림이 있는 행동이라고 늘 생각하며 책임감을 갖고 나아가려고 합니다.

직업의 특성상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걸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나 기회가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요령 같은 게 있나요?
사실 저도 그런 스타일이에요. 사소한 실수 하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요. 심지어 8년 전 인터뷰에서의 실수도 뿌리치지 못하고 담아두거든요(웃음). 그런데 아마 저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그래서 그냥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하려고 해요. 그 아픈 기억 덕분에 내가 더 성장했을 테니, 앞으로도 그냥 스트레스를 받자고 생각해요. ‘내가 언제는 안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 아냐?’ 하면서요(웃음). 이런 성격 덕분에 그동안의 어려운 일들도 해냈지 않을까요?

야구와 배구를 병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스포츠와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순간이 거의 없죠. 그러다가 지치는 순간에는 어떤 식으로 에너지를 재충전하나요.
일단 한 가지 확실한 건 저는 스포츠 현장에 가는 걸 너무 좋아해요. 쉴 때도 야구 보고 배구 보거든요. 저희 집의 분위기부터가 그래요. 가족들이 배구와 야구를 늘 보고 있고, 저랑 같이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그렇다보니 딱히 스포츠로부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크게 없어요. 일이라는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으니까요.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정말 가끔씩 힘든 순간이 찾아오죠. 그럴 땐 그냥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을 정리해요. 여행을 가거나, 책을 읽으면서요. 그러면서도 배구-야구 경기 결과를 챙겨보죠(웃음).

마지막 질문입니다. 배구 방송인 오효주의 마지막 꿈은 무엇인가요?
음, 저는 흰 머리를 날리면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어요. 메이저리그 같은 곳을 보면 고령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차려입고 인터뷰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아직 국내 스포츠에는 그런 사례가 없죠. 제가 그런 사람이 돼보고 싶어요. 50살이 돼서도, 현장에 나가서 머리를 질끈 묶고 선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방송인이 되고 싶습니다!



글. 김희수 기자
사진. KOVO, 오효주 아나운서 제공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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