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11 20:42:00]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평범한 초등학생이었던 박혜정(고양시청)의 인생을 바꾼 것은 장미란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영상이었다.
깊은 인상을 받은 박혜정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안산시체육회에 찾아가 “역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혜정의 가능성을 본 안산시체육회는 '역도 명문' 안산 선부중으로의 전학을 도왔다. 1m75-117㎏의 이상적인 체격에, 파워, 순발력을 두루 갖춘 박혜정은 타고난 역도 선수였다. 재기발랄한 감성에, 독한 승부욕까지 갖춘 그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었다. 한국 중학생 신기록(합계 259㎏), 주니어 신기록(290㎏)을 연거푸 작성하며 '포스트 장미란'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주니어 무대에서도 적수가 없었다. 연령 제한에 묶여 시니어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박혜정은 지난해 4월 첫 시니어 대회였던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역도 대표선발 평가전에 나서 우승을 거머쥐며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전한 2022년에는 합계 274㎏(인상 119㎏·용상 155㎏)으로 8위에 그쳤다. 고교 2학년 때 합계 290㎏을 들었던 박혜정은 고교 3학년 목표를 '합계 300㎏'로 정했다. 하지만,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그의 합계 최고 기록은 오히려 퇴보한 285㎏이었다. 부담감이 슬럼프로 이어졌다.
박혜정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2022년 실업 생활을 시작한 박혜정은 5월에 열린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27㎏, 용상 168㎏, 합계 295㎏을 들어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당시 우승을 차지한 리원원의 합계 기록 315㎏(인상 140㎏·용상 175㎏)과 격차가 있었지만, 박혜정은 합계와 인상 2위, 용상 3위에 오르며 국제 경쟁력을 증명했다.
박혜정은 2023년 새 역사를 썼다. 세계역도선수권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65㎏, 합계 289㎏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세계역도선수권에서는 인상, 용상, 합계에 모두 메달이 걸렸다. 박혜정은 3개 부문을 싹쓸이했다. 장 차관도 이루지 못한 쾌거다. 장 차관은 현역 시절 총 4차례(2005년 카타르 도하, 2006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2007년 태국 치앙마이, 2009년 한국 고양시) 세계 챔피언에 올랐으나, 이 기간에도 인상은 1위 자리를 다른 선수에게 내준 바 있다. 심지어 '최강' 리원원이 나섰던 대회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기세를 탄 박혜정은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인상 125㎏, 용상 169㎏, 합계 294㎏을 들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역도 종목에서 우승한 건, 2010년 광저우 대회 여자 최중량급(당시에는 75㎏ 이상)에서 금메달을 딴 장 차관 이후 13년 만이었다.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박혜정의 이번 파리올림픽 목표는 '은메달'이었다. 역도 여자 최중량급 구도는 매우 명확하다. 리원원이 2위 박혜정을 합계 기준 30㎏ 앞서고, 박혜정이 3위 그룹을 10㎏ 정도 앞선다. 종목 특성상 아무리 당일 컨디션 차이가 크다해도 쉽게 뒤집기는 어렵다. 박혜정은 무리하지 않고 290㎏ 정도를 들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 박혜정은 이미 중학교 3학년때 '첫 올림픽에서는 메달 획득, 두 번째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수확'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장 차관의 길을 그대로 가겠다는 뜻이었다. 박혜정은 그 뜻을 이뤘다. 박혜정은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이상급 경기에서 2위에 올랐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 정진하던 박혜정은 올해 4월 아픔을 겪었다. 6년 동안 투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육상 원반던지기 선수 출신인 어머니는 박혜정의 정신적 지주였다. 하필이면 파리올림픽 출전이 걸린 태국 월드컵 출국을 앞두고 어머니 부고를 받았다. 박혜정은 강했다. 인상 130kg, 용상 166kg, 합계 296kg을 들어, 한국 기록을 새로 쓰며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는 당시 “어린 나이에 무척 힘든 일을 겪고도, 묵묵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좋은 기록을 냈다“고 말했다. 박혜정은 “힘들었지만 워낙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출전했다. 어머니도 내가 여기에 있기를 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대회를 준비한 박혜정은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어머니 영정에 바쳤다. 이제 박혜정의 다음 목표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 대회 금메달이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눈물 감추려 애써.. SON과 케인에게 무..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환영회였을까, 아니면 1년 미룬 송별회였을까.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1년 만에 토트넘 팬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혔던 케인은 지난 시즌 개막을 하..
[24-08-12 06:33:00]
-
[뉴스] 홍명보 감독 앞 양민혁→김판곤 감독 데뷔 첫..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8년 만의 귀환, 첫 인상이 중요했다. 내용보다 결과였다. 울산 HD의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이 K리그 정식 감독 데뷔전에서 첫 승을 선물했다.울산은 1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24-08-12 06:30:00]
-
[뉴스] ML 거물 영입 승부수, 완전히 엇갈린 희비..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새 외인 희비 엇갈린 KIA와 LG, 1위 전쟁은 이대로 끝나지 않는 것일까.한 팀은 패색이 짙어가던 9회말 극적 역전 끝내기 안타로 4연승을 달렸다. 한 팀은 연장 11회초 결승포를 얻어맞..
[24-08-12 05:57:00]
-
[뉴스] '레알 마드리드 미쳤다' 맨유 핵심 빼간다,..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레알 마드리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맨유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영국 언론 팀토크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레알 마드리드의 충격적인 움직임에 맨유는 거대한 싸움에 직면했다. 레알 마드리드..
[24-08-12 05:47:00]
-
[뉴스] 'KIA-LG 4게임차' 이번주말 운명의 3..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아직은 분명히 KIA 타이거즈가 굳건한 1위다. 2위 LG 트윈스와 4게임차이는 후반기 레이스에서 큰 차이인 것은 맞다.그러나 분위기가 이상하다. 새 외국인 투수의 첫 등판에서 명암이 갈렸고..
[24-08-12 05:40:00]
-
[뉴스] '타이밍 바꾸고, 동료에게 묻고…' 739일..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부활한 '빅뱅' 박병호가 ML 36승 투수를 잡았다.박병호는 1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4 팽팽하던 연장 11회초 결승 ..
[24-08-12 05:28:00]
-
[뉴스] '충격' 미친 제안 오면 매각? PSG, '..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의 판매를 고려하면 얼마나 큰 제안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도착해야 할까.프랑스의 풋01은 11일(한국시각) '사우디가 PSG에 1억 유로(약 1490억원)를 제..
[24-08-12 04:47:00]
-
[뉴스] [올림픽]역도 요정→세리머니 요정→엔딩 요정..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역도 요정' 박혜정(21)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품격을 선보였다.박혜정은 11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
[24-08-12 03:47:00]
-
[뉴스] [WUBS 24] ‘타짜’ 주희정 감독의 과..
주희정 감독의 과감한 수비 변화에 힘입어 고려대가 WUBS에서 결승에 올랐다. 고려대학교는 11일 일본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World University Basketball Series(이하..
[24-08-12 02:22:32]
-
[뉴스] [WUBS 24] “수비를 하며 즐거움을 느..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저는 골을 넣었을 때의 기쁨보다는 상대가 평균 30점을 넣는 선수라면 제 앞에서 10점 밖에 못 넣으면 즐거움을 느낀다. 수비를 하는 것이 좋다.“2학년 윤기찬이 활발함을 보인 고려..
[24-08-12 02:21: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