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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는 태권도 차례다.

양궁, 사격, 펜싱 등 '효자 종목'이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통의 금맥' 태권도가 7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 출격한다. 만약 태권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경우,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던 2012년 런던올림픽도 뛰어넘을 수 있는만큼, 태권도의 성적표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파리는 한국 태권도와 인연이 깊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94년 9월 4일 제103차 총회를 통해 태권도를 2000 시드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염원하던 정식 종목화를 이룬 태권도는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오늘날 전 세계가 참여하는 '올림픽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이 역사의 땅에서 한국 태권도는 명예회복을 꿈꾸고 있다. 직전 도쿄 대회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겪은 한국 태권도는 이번 파리올림픽서 최소 금메달 1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누구라도 금메달을 딸 수 있고, 누구라도 예선탈락할 수 있을 정도로 평준화되어 있다. 여기에 한국 태권도 대표팀에는 올림픽 경험이 있는 선수가 지난 도쿄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67㎏ 초과급의 이다빈(서울시청)이 유일할 정도로, 선수 구성면에서 썩 좋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파리 대회서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며, 태권도 대표팀 역시 고무된 모습이다. 준비는 끝났다. 대표팀은 유럽 선수들에 적응하기 위해 스페인, 프랑스 전지 훈련을 다녀왔고, 나이, 성별, 부상 정도 등 선수들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 훈련을 진행하는 등 변화의 흐름에 맞춰 전과 다른 방법으로 올림픽을 준비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26일 결전지 파리에 입성해, 사전 훈련 캠프에서 2주 적응 훈련을 마쳤다.

'선봉장'은 남자 58㎏급의 박태준(경희대)이다. 그는 태권도 종목 시작 첫 날인 7일 경기에 나선다. 박태준은 우리 대표팀이 기대하는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한국 태권도의 에이스로 불리던 장 준을 격파하고 대표팀에 선발된 박태준은 한성고 재학 시절부터 유망주로 꼽혔다. 2023년 세계선수권에서 비올림픽 체급인 남자 54㎏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꿈에서 소변이 안 멈추고 계속 나오더라. 병원을 막 가려던 순간에 깼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무조건 좋은 꿈이라고 하더라“라며 길몽까지 꾼 박태준은 한국 태권도가 유독 인연이 없었던 남자 58㎏급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이 종목에 꾸준히 슈퍼스타들을 배출했지만, 2012년 런던 대회에선 이대훈이 은메달, 2016년 리우 대회에선 김태훈이 동메달, 직전 도쿄 대회에선 장 준이 동메달에 머물렀다.

고비는 4강이 될 전망이다. 이 체급 랭킹 1위인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와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젠두비는 지난해 10월 타이위안 WT 그랑프리 3차 시리즈 결승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장준(한국가스공사·3위)를 제압하고 우승한 강호다.

대표팀은 박태준이 스타트를 잘 끊어주고, 이어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8일 출격하는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여자 57㎏급), 9일 경기에 나서는 서건우(한국체대·남자 80㎏급) 이다빈도 금빛 발차기를 준비 중이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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