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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호랑이도 빨라요.(웃음)“


부산 KCC 이지스는 7월 27일부터 강원도 태백시에서 여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KCC는 7월 15일 팀 훈련 소집 후 2주 뒤에 태백으로 떠났다. 전지훈련이 끝나면 한 차례 연습경기를 가지고 짧은 휴식이 주어질 예정이다.


태백을 찾은 전창진 감독의 훈련 만족도는 아주 높았다. 전 감독은 “용인에서 2주 정도 훈련하고 태백으로 왔다. 운동량이 많음에도 잘 소화하고 있고 뛰는 것도 내 생각보다 훨씬 잘 뛴다. 훈련 분위기가 상당히 좋고 어린 선수들도 있으니까 상당히 좋다. 지금까지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 취재진이 가장 몸을 잘 만든 선수를 묻자 전 감독은 바로 이승현을 언급했다.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팀이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승현은 지난 시즌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거의 매 시즌 하계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며 몸 상태를 차근차근 만들 기회가 없었고 아시안게임 차출 여파 속에 몸이 무거웠다.


과거 너무 많이 뛰어서 혹사 논란까지 일었던 이승현이지만 화려한 라인업의 KCC에서 출전 시간이 크게 줄었다. 시즌 막판에 살아나 플레이오프에서도 팀의 우승에 기여했지만 100% 만족할 수는 없는 시즌이었다.








전창진 감독과의 대화를 거친 이승현은 혹독한 체중 감량을 바탕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10kg 정도 감량한 상태이며 농구 트렌드에 맞춰 이전보다 빠른 스피드를 장착하려고 한다. 달리는 KCC 팀 컬러와도 잘 맞는다.


전 감독은 “(몸이 가장 좋은 선수를 묻자) 무조건 이승현이다. 이전 팀에서도 국가대표팀 차출되면서 하계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팀들이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 하계 훈련을 타이트하게 하지 않나. 시합을 치르기 위한 훈련과 장기 레이스를 준비하는 팀의 훈련은 다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승현이의 역할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우승하긴 했지만 역할이 이전만큼 많지 않았다. 시즌 끝나고 본인도 이해했을 것이다. 주변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해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이 마음을 먹고 체중 감량 같은 부분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훈련 태도도 상당히 좋다. 작년보다는 훨씬 좋아진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도 교창이가 중간에 들어오고 준용이도 부상으로 시즌 초에 빠지면서 뒤죽박죽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승현이가 자기 위치를 잘 잡아주면 그런 부분들이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중을 감량하면서 이전만큼의 파워를 기대할 순 없지만 스피드를 바탕으로 다른 장점을 가져갈 수 있다. 외국 선수 수비를 많이 맡으며 '용수'라는 별명까지 생겼던 이승현이나 이제 적지 않은 나이가 됐다. 전 감독 또한 이 점을 짚었다.


전 감독은 “중점적으로 승현이와 이야기한 건 지난 시즌까지 외국 선수를 막는 역할을 많이 하고 체중을 많이 불려서 힘으로 하는 수비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게 쉽지 않다. 외국 선수를 막기가 어렵고 국내 4번과 같이 싸워야 하는 입장에서는 발이 빨라져야 하고 미드레인지가 더 탄탄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본인도 그 점을 잘 인지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어쨌든 스피드도 많이 좋아졌고 그러기 위해선 체중 감량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이승현과 마주친 전 감독은 “이제 두목 호랑이 말고 날쌘 거 해야지“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이승현 또한 “감독님, 호랑이도 빨라요.(웃음) 얼마나 빠른데요“라면서 미소를 보였다. 플레이 스타일은 달라질 예정이지만 그를 상징하는 '두목 호랑이' 별명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크게 느껴졌다.








사진 = KCC 농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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