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랜 어깨 통증에 결국 결심을 굳혔다. 보다 밝은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선택이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 어깨 수술을 택했다. 롯데 구단은 “최준용이 오는 6일 우측 어깨 관절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한때 'KBO리그 최고의 직구'로 불릴 만큼 무시무시한 구위를 자랑했던 그다. 2020년 1차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경남고와 롯데가 자랑하는 재능이었다.

다만 풀시즌을 건강하게 뛰어본 적이 없다. 데뷔 첫해에는 7월부터 1군에서 뛰었고, 이후 매년 연례행사처럼 만성적인 어깨 통증으로 인한 부상 이탈, 부진이 그를 괴롭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타자 전향' 의사를 깜짝 고백했던 이유다.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도망치고픈 마음이 컸다. '투수를 계속하면 계속 아플 것 같다'는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중학 시절 이미 14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졌던 그다. 당시 내야수를 겸하긴 했지만, 벌써 10년 가까이 된 이야기. 이미 프로에서 4년간 뛰면서 투수로서 보여준 가능성이 있는데, 구단 입장에선 타자 전향을 두고볼 수 없었다.

냉정한 판단도 있었다. 타자로서는 말 그대로 '재능' 차원일 뿐, 육성선수부터 다시 시작할 게 아닌 이상 투수로 성장하는 게 맞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김태형 롯데 감독도 타자 전향을 말렸다. 결국 투수로 다시 마음을 잡았다. 주형광 투수코치도 “통증을 안고 던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투수로서 워낙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강조했다.

결국 올시즌 롯데의 가을야구 꿈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구승민이나 나균안, 최준용처럼 이미 검증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시즌전 서울시리즈에서 최준용이 메이저리거들도 놀랄 만큼 불꽃같은 직구를 자랑할 때만 해도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허문회 전 감독 시절인 데뷔 첫해부터 압도적인 수직 무브먼트가 돋보였다. 2년차 시즌이자 풀타임 첫 해였던 2021년에는 첫 어깨 부상을 당했다. 건강하게 돌아와 롯데 구단 최연소 20홀드 기록을 세웠다. 4승2패1세이브20홀드, 평균자책점 2.85라는 빛나는 시즌을 보냈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 신인상을 두고 경합할 만큼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2022년에는 마무리 김원중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4월 한달간 세이브 9개를 따내는 등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이해도 5월부터 흔들거리며 좋았던 흐름을 놓쳤다.

지난해 전반기엔 주로 휴식을 취했다. 7월 중순 이후 인상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2승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45의 호성적을 냈다. 기록 대비 47경기 47⅔이닝이란 볼륨이 아쉬웠다.

올해 5월초까진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순항했다. 시즌초 불펜이 무너진 상황에서 필승조의 일익을 담당했다.

하지만 5월 12일 LG 트윈스전부터 3경기 연속 블론을 기록하며 흔들렸다. 이미 얼굴엔 평소 같은 미소 대신 초조함만이 가득했다. 결국 6월 2일 부산 NC 다이노스전이 최준용의 올해 마지막 등판이 됐다.

최준용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한편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수술을 택했다.

롯데 구단은 최준용의 상태에 대해 “재활치료를 통해 경기 출전은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선수의 장래를 위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활기간은 4개월 정도로 예상된다. 롯데는 밝은 미소로 돌아올 최준용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