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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비결은 역시 하나, '땀'이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불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달성한 임시현(한국체대)이 있었지만,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의 큰 경기 경험 부족을 우려했다. 임시현 조차도 이번이 첫 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에 중국, 대만, 인도 등의 견제가 거셌다. 실제 여자 대표팀은 지난 1, 2차 월드컵에서 모두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무색하게, 여자 대표팀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다.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10연패를 달성했고, 임시현이 김우진(청주시청)과 짝을 이뤄 출전한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개인전에서도 임시현이 금메달을 거머주었고, 남수현이 은메달을 수확했다. 개인전 동메달 하나를 제외하고, 가능한 모든 메달을 가져온 여자 대표팀이다.

양창훈 여자 대표팀 감독은 “솔직히 불안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안 불안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답한 양 감독은 “리우 때도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잠은 잘 잤다. 너무 피곤해서“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기 전 자잘한 '사고'가 있었던 것도 양 감독의 불안감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버스 기사들이 길을 잘 몰라서 1시간 넘게 차 안에 있고, 테러 우려 때문에 2시간이나 버스에 갇혀 있기도 했다“면서 “이런 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오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를 이겨낸 것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쏜 '수백만발의 화살'이었다. 양 감독은 “초반에 월드컵 나가서 중국에도 밀리고, 성적이 안 좋고, 선수 구성이 싹 새로 바뀐 터라 최약체니, 구성이 약하다느니, 이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양 감독의 지도 아래 하루 400∼500발씩 화살을 쏘며 맹훈련했다. 많으면 600발을 쏜 적도 있었다. 양 감독은 “밤에 나와보면 선수들이 별도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어떨때는 코치진이 너무 무리하지 말고 쉬라고 말을 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무거운 왕관을 버텨내기 위해 참 최선을 다했다. 물론 양궁협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그동안 쌓아온 기본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플러스로 노력을 하니까 행운이라는게 따라오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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