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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변수가 발생했다.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의 결승상대가 정해졌다. 세계랭킹 9위인 허빙자오가 행운을 잡았다. 허빙자오는 4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에게 기권승을 거뒀다. 안세영은 5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결승에서 허빙자오와 맞붙는다.

허빙자오에게 찾아온 행운이었다. 허빙자오는 이날 경기 내내 마린에게 끌려다녔다. 14-21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6-10으로 끌려다녔다. 마린이 갑작스레 무릎에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을 불렀다. 이날 경쾌한 몸놀림을 보이던 마린은 급격히 둔해졌다. 허빙자오가 두 점을 따며 8-10이 되자, 마린이 결국 누웠다. 무릎을 꿇고 주저 앉아 흐느꼈다. 더이상 시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결국 마린은 기권했다.

마린은 동메달 결정전에도 나설 수 없어, 4강에서 안세영에 패한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세계 8위)이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세영은 금메달에 한발 더 다가섰다. 마린은 세계랭킹 4위, 허빙자오는 9위다. 상대전적에서도 마린과 6승4패로 팽팽했지만, 허빙자오와는 8승5패로 더 우위에 있다.

물론 허빙자오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허빙자오는 최근 내리막을 탔지만, 2023년 10월에는 세계 5위까지 찍었다. 그는 이번 올림픽 8강에서 '세계랭킹 2위' 천위페이를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올림픽사에서 뜻하지 않은 행운을 얻은 선수가 마지막까지 그 행운을 이어간 케이스가 많았다. 안세영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안세영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오픈에서 허빙자오를 2대0으로 잡았지만, 앞선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0대2로 패했다.

변수가 발생했지만, 안세영의 금메달 전략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안세영은 “늘 말했듯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라 생각했다. 천위페이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하고, 올림픽은 변수가 너무도 많다. 누가 올라오든 내걸 해야 이길 수 있기에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안세영은 마지막으로 “내가 INFJ라 상상을 정말 많이 한다. 세리머니도 많이 상상하고, 이 상상 때문에 잠도 못자고 몸도 막 굳을 정도“라며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꿈꾸던 무대에서 포기 않고, 달려올 수 있었다. 들뜬 마음을 내려놓기 아쉬울 정도로 힘들지만, 내일 경기에서 정말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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