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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다시는 레비와 거래하지 않겠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남긴 말이다. 2008년 맨유는 토트넘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영입하기 위해 다니엘 레비와 협상했다. 퍼거슨은 레비의 지독하고 지저분한 협상 전력을 겪은 뒤 질리고 말았다.

레비 특유의 진상 협상이 또 시작된 모양이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AFC본머스의 도미닉 솔란케를 낙점한 가운데 이적료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토트넘과 솔란케 모두 이적을 원하지만 토트넘은 본머스가 원하는 이적료를 다 줄 생각이 없다. 솔란케는 지난 시즌 최고스피드 36.2km/h를 찍은 엄청나게 빠른 선수다. 전성기 시절의 손흥민보다도 빠르다.

영국 언론 '기브미스포츠'는 7일(한국시각) '토트넘이 솔란케 영입을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적료를 깎으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기브미스포츠는 '솔란케는 이적시장 마감기한 전에 토트넘 합류를 원한다. 본머스 계약서에 명시된 바이아웃은 6500만파운드(약 1135억원)다. 토트넘은 이를 다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짚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다. 시간을 끌면서 솔란케의 짜증을 유발해 솔란케가 본머스를 압박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은 솔란케가 본머스 측에 이적료를 깎으라고 요청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믿는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솔란케는 별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7세인 솔란케는 본머스와 계약이 2027년까지다. 세 시즌이나 남았다. 본머스가 솔란케를 당장 팔아야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난 시즌 19골을 폭발한 솔란케가 이번 시즌 활약을 이어간다면 내년에는 6500만파운드가 헐값으로 느껴질 수 있다.

레비의 이런 권모술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퍼거슨은 레비를 경험한 뒤 '다시는 레비와 거래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으며 실제로 은퇴할 때까지 그 결심을 지켰다.

이는 무려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퍼거슨이 당시 토트넘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데려오려다 고생한 이야기다.

맨유는 2008년 이적 시장 마감을 불과 몇 분 남기고 간신히 베르바토프 영입에 성공했다.

ESPN은 '한 전직 맨유 임원에 의하면 맨유는 마감일 몇 분 전에 베르바토프와 계약했다. 퍼거슨 감독과 최고경양자 데이비드 길은 다시는 레비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년 후 두 사람이 은퇴할 때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라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레비는 이적료가 3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개월에 걸친 협상이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퍼거슨과 길은 이를 결코 잊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결국 토트넘에 3075만파운드(약 500억원)를 지불하고 베르바토프를 품었다. 지금에야 3000만파운드가 흔한 액수지만 이는 당시 기준 맨유 이적료 신기록이다. 어쨌든 맨유는 베르바토프 영입 이후 2008~2009 프리미어리그 우승, 2010~2011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ESPN은 '레비는 강력한 협상가다. 2001년 부임한 레비는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회장이다. 토트넘과 계약하려는 클럽들은 레비가 고집스럽고 까다롭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사실 이는 토트넘 입장에서는 '일을 잘한다'라는 이야기다.

앞서 레비는 2021년 맨체스터 시티가 케인을 영입하려고 했을 때 같은 전략을 썼다. 케인에게는 가격표 1억5000만파운드를 붙였다. 아예 맨시티는 협상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2013년에는 가레스 베일을 8500만파운드에 레알 마드리드로 팔았다. 이는 세계 신기록이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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