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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가 이번 WUBS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 경기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도쿄를 찾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고려대학교는 12일 일본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World University Basketball Series(이하 WUBS) De La Sella와의 결승전에서 86-1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고려대는 준우승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플레이들을 선보이며 요요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사령탑 주희정 감독의 전술적 유연함과 과감한 결단력이었다. 첫 경기였던 10일 JUBF와의 경기에서 상대가 일본 팀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외곽슛으로 기세를 끌어올리자 주희정 감독은 빅맨 선수들을 빼고 과감하게 포워드 선수들을 투입하며 맞섰고 79-72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11일 시드니 대학과의 경기에서도 주희정 감독의 전술 변화는 이어졌다. 상대의 불안한 볼 핸들러를 강하게 압박하는 존 디펜스와 트랩 수비로 상대 턴오버를 이끌어냈고 연장 접전 끝 82-77로 승리를 따냈다.








결승전이었던 12일 De La Sella와의 경기에서도 주희정 감독의 순간적인 전술 지시는 이어졌다. 전반전 마지막 공격권을 가지고 있던 고려대는 베이스라인 부근에서 양준과 윤기찬이 심주언을 향해 스태거 스크린을 걸어주며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후 또 한 번 스크린을 받은 심주언은 멋진 원 드리블 점프슛을 성공시켰다.


이 장면 이후 주희정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이어 심주언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짜릿함을 만끽했다.


이후 3쿼터에도 주희정 감독의 허를 찌르는 선수기용이 이어졌다. De La Sella가 2명의 빅맨을 가용하며 높이를 강화했으나 주 감독은 반대로 심주언, 문유현, 윤기찬, 석준휘, 김태훈을 투입했다.


빅맨이 2명인 상황에서 오히려 높이를 낮추고 스피드를 강화하는 전략이었고 이는 멋지게 들어맞았다. 고려대는 압박의 강도를 높인 존 디펜스를 통해 3번 연속 상대 수비를 끊어냈고 공격에서는 빠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심주언의 3점슛, 문유현의 골밑슛을 만들어냈다.


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한국 농구에 대해 오랜 기간 관심을 가지고 취재한 베테랑 기자이자 루키더바스켓의 일본 측 파트너인 코나가요시 요코 기자는 “고려대는 포기를 모르는 팀인 것 같다. 많은 변화를 통해 상대를 압박한다“며 놀라움을 감주치 못했다.








두 번째는 에이스 이동근의 폭발적인 득점 행진이었다. 첫날부터 30득점을 폭발시킨 이동근은 2번째 경기에서도 24득점을 기록하며 팀이 역전승을 따내는데 앞장섰다. 이동근의 이러한 활약이 더욱 놀라운 점은 본 포지션이 아닌 빅맨으로 경기에 나서면서 이러한 볼륨 스탯을 뽑아냈다는 것이다.


연이어 체력을 소모하며 지친 기색을 보인 이동근은 결승에서는 8득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이동근은 210cm가 넘는 상대 빅맨을 상대하기도 했으며 상대 에이스인 케빈 켐바오와 매치업이 되기도 했다. 또 앞선 경기들에서 이동근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고려대가 결승에 오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이동근의 활약을 두고 요코 기자는 “이동근은 이상백배 대회 당시보다 더 성장한 것 같다“며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부활의 서막을 알린 문유현이었다. 앞선 2경기에서는 수비를 통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면 결승전에서는 자신의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이날 문유현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상대 빈틈을 파고들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181cm로 비교적 작은 신장인 문유현이 210cm가 넘는 상대 장신 숲을 스피드와 기술을 통해 헤집어놨다.


De La Sella은 전문 수비수인 안드레스 아바담을 투입하며 문유현에게 밀착 마크를 지시했고 아바담은 높은 위치에서부터 문유현을 압박했다. 하지만 문유현은 보란 듯이 가볍게 아바담을 제치며 돌파 득점을 성공시켰고 그의 득점이 터질 때마다 경기장에서는 환호성과 탄성이 동시에 터져나오기도 했다.


요코 기자 또한 일본의 간판 가드 토가시 유키와 문유현을 비교하며 그를 칭찬했다. “문유현이 일본을 대표하는 가드인 토가시 유키와 비슷하게 몰아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문유현은 KT 소속 문정현의 동생으로 이미 알고 있던 선수다. 문유현이 결승전과 같은 큰 무대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고려대는 사령탑인 주희정 감독의 지휘 속 이동근, 문유현의 활약이 이어지며 WUBS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13일 오후 귀국 예정인 고려대는 하루의 휴식을 가진 후 다가올 대학농구 U-리그를 준비한다.


많은 경험과 성장을 거듭한 고려대가 U-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까. 다가올 고려대의 다음 일정은 9월 2일 연세대와의 원정경기다.


사진 = WU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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