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1-03 19:00:47]
이상현과 우리카드 선수들은 아직도 대전에서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품고 있었다.
지난 3월 16일, 대전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경기가 치러졌다.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2023-24시즌 남자부 6라운드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우리카드가 승리를 거두면 2023-24시즌 정규리그 1위의 주인공은 우리카드였다. 반면 삼성화재는 이미 봄배구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었다. 두 팀의 동기부여도, 당시 시점에서의 전력도 차이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우리카드로서는 승리를 바라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에 치명적인 비수를 꽂았다. 절실했던 우리카드를 3-2로 꺾으면서 정규리그 우승의 꿈을 좌절시켰다. 이 결과의 나비효과는 상당했다.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치면서 챔피언결정전이 아닌 플레이오프로 향한 우리카드는 준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에 업셋을 허용하면서 쓸쓸하게 봄배구 무대를 떠나게 됐다.
그로부터 7개월이 넘게 시간이 흘렀고, 도드람 2024-2025 V-리그가 개막했다. 우리카드는 삼성화재와의 1라운드 맞대결을 위해 다시 한 번 대전을 찾았고, 3-2(21-25, 25-20, 25-20, 23-25, 15-12) 승리를 거두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이상현의 활약이 특히 좋았다. 블로킹 5개 포함 14점을 잡아냈고, 공격 성공률은 81.82%에 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을 찾은 이상현의 이야기는 강렬했다. 그는 “대전에 오면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지난 시즌에 여기서 이기면 우승할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친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되갚아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고, 힘들었지만 승리를 챙겨서 기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때의 아픈 기억이 아직도 이상현의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현은 지난 시즌의 기억 때문에 삼성화재, 또 같은 포지션의 김준우에게 라이벌 의식을 갖게 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라이벌 의식을 느낀다기보다는 지난 시즌의 기억 때문에 미운 거다(웃음). 어떻게든 이기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 팀”이라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준우에 대해서는 “(김)준우와도 역시 라이벌보다는 서로 장난도 치고 응원도 해주는 그런 사이다. 같이 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친해졌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이상현과 한태준의 호흡은 상당히 좋았다. 특히 리시브가 잘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B속공 호흡을 맞추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이상현은 “지난 시즌에 (한)태준이랑 맞췄던 부분들은 감독님이 바뀌었어도 계속 유지를 하려고 했다. 우리가 B속공을 많이 쓰는데, 태준이가 워낙 B속공 패스를 빨리 쏘는 걸 선호하는 스타일이라 초반에는 호흡이 좀 흔들릴 때도 있었다. 그래서 연습 때부터 같이 B속공을 많이 연습하면서 리듬을 조절했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덧붙여 이상현은 “떨어지는 볼에도 속공 패스를 과감하게 미는 선수인 것도 알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는 내가 완벽히 만족할 만큼 떨어진 볼에 대한 속공이 잘 들어가진 않았지만, 어쨌든 처리가 잘 된 부분도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태준이에게 고맙다”는 겸손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끝으로 이상현은 이날 4세트에 받은 그린카드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그린카드를 받고 싶어서 손을 든 건 아니다. 어차피 상대의 판독 기회가 남아 있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너무 대놓고 맞은 상황이라서 그냥 손을 들었다. 블로킹 감이 좋은 날이었기 때문에 딜레이되는 시간이 아깝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냥 빨리 우리의 플레이를 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터치를 인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상현은 “그린카드 제도가 좋은 제도인 건 맞지만, 역시 먼저 손을 들어서 터치를 인정한다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다. 어릴 때는 그렇게 하면 혼을 많이 나기도 했다.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웜업존에 들어갔더니 욕을 많이 먹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행히 경기에서 승리했기에 그 장면은 그저 유쾌하게 지나가는 하나의 순간으로 남았다.
비장하고 살벌한 마음가짐으로 코트에 들어섰지만, 팀과 자신을 위해 정직해져야 하는 순간에는 정직해졌다. 그러면서도 엄청난 공격과 블로킹까지 선보였다. 여러모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을만한 활약을 펼친 이상현의 하루였다.
사진_KOVO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탁구 신유빈,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
여자단식 32강서 바트라에 3-0 완승(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여자탁구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이 2024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16강에 올랐다.세계랭킹 11위 신유빈은 6일(한국시간..
[24-11-06 15:25:00]
-
[뉴스] 스키 선수들 베타차단제 사용 가능…도핑기준 ..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내년부터 스키·스노보드 전문 선수들은 교감신경을 억제해 심박수를 낮춰 이완 효과를 가져오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
[24-11-06 15:25:00]
-
[뉴스] 장성군, '2025 전남체전' 개최…체육시설..
2025년 제64회 전라남도체육대회와 제33회 전라남도장애인체육대회 개최지인 장성군이 대회 준비를 위해 체육시설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군은 국·도·군비 총 26억 원을 투입해 지역 내 9개 체육시설을 정비 중..
[24-11-06 15:24:00]
-
[뉴스] 역대 최고 3&D 탐슨, 최강 3옵션..
NBA의 매력 중 하나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시기에는 한계가 있다. 각 시기별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NBA 역사에 ..
[24-11-06 15:23:50]
-
[뉴스] “日에서 공부 많이 했더라“…'이승엽호' 박..
[이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가 코치진 밑그림을 새롭게 그려나갔다.두산은 올 시즌을 마친 뒤 대대적인 코치진 변화에 돌입했다.수석코치였던 박흥식 코치와 1군 메인타격 코치였던 김한수 코치가 와일드카드 ..
[24-11-06 15:15:00]
-
[뉴스] 이태성“탁구사랑 진심“VS 이에리사“뼛속까지..
[올림픽파크텔=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탁구협회 회장 보궐선거가 6일 시작됐다.대한탁구협회는 6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대한체육회장 도전을 위해 사퇴한 유승민 전 회장 후임을 뽑는 ..
[24-11-06 15:14:00]
-
[뉴스] 손흥민 때문에 버는 돈이 얼마인데...'95..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에 돈을 벌어다주는 선수는 손흥민인데, 토트넘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영국 텔레그래프는 4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은 이번 시즌 이후 손흥민의 미래를 클럽에 맡기로 한..
[24-11-06 15:09:00]
-
[뉴스] [공식발표]'드디어 떴다' 최정 FA 계약 ..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랜더스(대표이사 김재섭, 이하 SSG)가 6일(수) 팀의 상징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정 선수와 FA계약을 체결했다.SSG는 최정 선수가 팀 통산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
[24-11-06 15:00:00]
-
[뉴스] '투르 드 경남' 마지막은 창원서…10일 도..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시는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경남 2024'가 오는 7일부터 통영·거제·남해를 거쳐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창원에서 개최된다고 6일 밝혔다.창원구간 대회는 남해안을 따..
[24-11-06 14:57:00]
-
[뉴스] 2025 FA 1호 주인공은 우규민과 KT였..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규민이 KT 위즈와의 동행을 이어간다.KT는 16일 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투수 우규민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7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총액 4억원, 옵션 1억원)의 조건에 FA 계..
[24-11-06 14:39: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