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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해 38홈런-40도루를 달성한 '천재' 김도영(21·KIA 타이거즈), 수비는 '주홍글씨'였다.

올 시즌 30개의 실책으로 팀내 1위 불명예를 안았다. 고교 시절 주포지션은 유격수, 데뷔 3년차인 올해 첫 1군 풀타임 시즌 등을 고려하더라도 적지 않은 수치. 시즌 내내 수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수비에서 만큼은 아쉬운 시즌이 됐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수비는 김도영의 최대 불안 요소로 꼽혔다. 타격에선 두말 할 필요 없는 존재지만, 시즌 내내 이어졌던 수비 불안이 결국 승부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김도영은 시리즈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면서 이런 예상을 기우로 만들었다.

“정규시즌 우승 때보다 배로 좋다. 진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힌 김도영은 “정규시즌 때는 수비에서 타격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는 모든 포커스를 수비에 맞췄다. 타격은 아쉬웠지만 수비를 안정적으로 해서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맞이한 데뷔 첫해 부진, 2년차에 겪은 두 번의 큰 부상. 3년 만에 비로소 1군 주전으로 팀에 공헌하며 올라온 한국시리즈에 대한 열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더 조심했다는 김도영이다. “데뷔 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나는 프로 3년차지만 10년 넘게 우승 못한 형들도 있었다. 폐를 끼치지 않도록 더 집중해서 야구를 했던 것 같다. 내가 힘들었던 건 힘든 것도 아니었다.“

타격 코치로 처음 만난 KIA 이범호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김도영은 “작년 시즌을 시작할 때 나 자신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그때 감독님이 '너는 주전 선수'라고 확신을 주셨다. 그게 마음을 다잡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됐고, 올해 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천재'라는 수식어를 증명한 올 시즌. 내년 목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홈런 2개차로 아깝게 닿지 못한 40-40클럽 달성이 벌써부터 관심사. 그러나 김도영은 “내년 목표를 잡는다면 수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김도영이지만 쉴 틈이 없다. 곧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김도영은 “좋은 기운을 갖고 대표팀에 가는 만큼, 작년 국제대회(APBC)에서 못했던 내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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