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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광복절 잠실 하늘에는 태극기가 오롯이 펄럭인다.

두산 베어스는 15일 “광복절을 기념해 잠실구장에 태극기를 게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잠실에선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시리즈 3차전이 열린다.

당초 두산 구단은 잠실구장에 외국인 선수들의 국기를 함께 걸어두는 전통이 있다. 이미 2000년대 초부터 해온 일이다.

올시즌의 경우 브랜든 와델(이상 미국)의 성조기, 새롭게 영입된 제러드 영, 조던 발라조빅(이상 캐나다)의 단풍잎기, 그리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시라카와 케이쇼(일본)의 일장기가 함께 걸려있었다.

그런데 일각에서 '광복절에 일장기를 용납할 수 없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선발 로테이션상 예정됐던 시라카와의 광복절 선발등판 가능성을 두고 일었던 논란이 우천 취소로 인해 진화되자, 이번엔 일장기를 두고 재점화된 것. 두산 구단 SNS에는 “광복절에 일본 선발이 왠 말이냐“, “잠실구장 일장기를 내려라“ 등의 항의 댓글이 달렸다.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게 두산 구단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다만 두산 구단은 이날 광복절을 기념해 잠실구장에 태극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앞서 2009년 광복절에는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당시 SK 와이번스)이 선발등판, 6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5대1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된 적이 있다. 또 이듬해에는 오카모토 신야(당시 LG 트윈스)가 마무리투수로 등판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외국인 투수인 일본 선수를 두고 이 같은 불필요한 논란은 없었다. 이번 일은 스포츠와 정치를 구분하지 못하는 몰지각한 대중의 행패라고 볼 수 있다. 해당 댓글을 단 이들은 두산 팬인지도 알수 없다.

포지션이 투수로 국한됐기 망정이지, 팀 전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자였다면 논란이 더 격화됐을지도 모른다.

현역 시절 일본에서 8년이나 뛰었던 이승엽 두산 감독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법한 논란이다. 그래도 두산으로선 주중 우천취소로 인해 자연스럽게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당초 13일 발라조빅, 14일 시라카와, 15일 최원준이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13일 경기가 우천취소된 뒤 발라조빅을 14일로 하루 미루고, 시라카와는 16일 수원 KT전으로 바꾼 것.

이날 광복절에는 최원준이 그대로 등판한다. 17일에는 곽빈, 18일은 최승용이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시라카와는 지난 6월 로에니스 엘리아스(SSG)를 대신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처음 밟았고, 이후 브랜든 와델(두산)을 대신해 두번째 대체 최국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시라카와는 두산에서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7.25로 부진하지만, 브랜든의 부상이탈이 길어지면서 두산은 시라카와와의 계약 연장을 타진 중이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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