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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를 어떻게 생각할 지도 궁금하기도 했고….“

지난 시즌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을 이끈 정지윤(23·현대건설)은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신인왕 출신의 정지윤은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2021년부터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기 시작했다. 국가대표로 나서는 등 V리그 간판 선수가 된 정지윤의 가치는 높았다. 복수의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다.

정지윤의 선택은 '잔류'였다. 현대건설과 3년 총액 16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정지윤은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다. 첫 FA 였고 다른 팀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열린 마음으로 협상을 했다. 추구하는 배구가 어떤 것인지를 보고 맞는 팀이 어딘지 중점을 뒀다. 사실 배구를 하면서 한 곳에만 오래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어디서 하는 지보다는 누구와 하는 지도 중요했다. 현대건설 동료들과는 마음도 잘 맞고 이야기도 잘 된다.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정지윤이 높은 가치를 둔 건 '팀워크'. 정지윤은 “선수들이 같은 마음으로 같이 하는 게 중요하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나는 아직 많이 배워야 하는 선수인데 현대건설에서는 언니들에게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막 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대표팀 선수로 다녀온 정지윤은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조금 더 성장했다고 봐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이번에는 대표팀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 스피드에 중점을 뒀는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번 대표팀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서양팀들과 하면 벽에 대고 하는 느낌었다면, 이제는 지금 스타일로 하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느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밀고 나가면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성과는 지난 3년 간 이어진 연패 탈출이었다. 태국을 꺾고 30연패에서 벗어났다. 정지윤은 강소휘(22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6득점을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정지윤은 “계속해서 져서 이번 VNL의 가장 큰 목표가 승리였다“라며 “이기는 순간 벅찬 마음이 컸다. 이제는 얼굴도 들 수 있겠다 생각하고, 어깨의 짐이 덜어진 거 같았다. 좋은 성적은 아니니 더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승리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올해로 아웃사이드 히터 4년 차. 정지윤은 “포지션을 전향할 때부터 '이제 선수 생활 끝날 때까지 목적타를 받겠다'고 생각했다. 예상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준비했으니 걱정은 없다“라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차 녹아든 기분이다. 동료도 그렇고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일단 코트에서 즐기는 게 1순위“라고 각오를 밝혔다.

정지윤은 이어 “올 시즌 우리 팀만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다. 불리하다고 할 수 있지만, 대표팀에서 했던 스피드 배구 등을 잘 활용하면 우리 팀 색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내가 의지하기 보다는 더 소리 지르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올해 FA 첫 해니 이제 보여줘야 한다.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만 어린 연차도 아니니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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