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8 10:25:45]
정관장은 올봄 정든 아시아쿼터 선수 렌즈 아반도와 이별했다. 이제 새로운 얼굴이 그 자리를 채운다. 190cm의 포워드 하비 고메즈다.
아반도가 탁월한 운동능력으로 하이라이트 필림을 만들어내는 '씬 제조기'였다면, 하비 고메즈는 효율적이고 안정감이 넘치는 편안한 소파 같은 남자다.
김상식 감독은 “슈팅 능력이 좋고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다. 안정감이 있는 포워드라고 할 수 있다“고 고메즈에 대해 설명했다
정관장은 지난 6월 20일 하비 고메즈와 아시아쿼터 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고메즈는 6월 비시즌 훈련 소집부터 이미 팀에 합류해 정관장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웠다. 7월 중순부터 3주 가량 비자 발급을 위해 잠시 필리핀에 머물렀고, 지난 주말 입국해 이번주부터 연습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7일 상무와의 연습경기가 끝난 후 만난 고메즈는 익히 알려진 대로 '나이스 가이'였다. 취재진의 이름을 물어보고 농담을 건네는 등 재밌고 신사다운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고메즈는 “필리핀에 가기 전에 가벼운 뒷꿈치 부상이 있었다. 3주 동안 필리핀에 있었는데 첫 일주일은 뒷꿈치 회복을 위해 휴식을 취했고, 이후 2주 동안에는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현재 컨디션을 설명했다.
고메즈는 지난 6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출전, 한국 팬들 앞에서 첫 선을 보였다. 주말에 입국해 한국으로 막 돌아온 터라 컨디션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상황. 하지만 정관장 관계자에 따르면 첫 연습경기부터 기대 이상으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고메즈는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팬들이 와주시니 실제 경기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상황인데, 팬들이 직접 경기장에서 지켜봐주신 덕분에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며 정관장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비 고메즈는 SK에서 지난 시즌부터 뛰고 있는 후안 고메즈의 1살 터울 형이다. 정관장 합류 당시부터 이 부분이 화제를 불러모았다.
고메즈는 “동생과는 매일 매일 연락하고 있다. 꼭 농구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대화를 꾸준히 주고 받고 있다. 동생이 부상 때문에 5개월 정도 빠져 있다가 첫 연습경기를 하게 됐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라고, 행운을 빈다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동생과의 비공식 첫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정관장은 오는 29일 안양에서 SK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포지션이 다른 터라 직접 매치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지만, 어쨌든 고메즈 형제에게는 의미 있는 만남이다.
고메즈는 “29일날 저희가 서로 연습경기가 잡혀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최근에 이야기를 나눴다“며 웃어보였다.
앞서 언급한대로 하비 고메즈는 렌즈 아반도와는 결이 다른 선수다. 아반도가 통통 튀는 임팩트 있는 포워드였다면, 고메즈는 영리하고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팀에 기여하는 선수다.
볼을 오래 소유하지 않아도, 슈팅을 많이 던지지 않아도 본인이 해야 할 몫을 척척 해내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정관장 관계자 역시 “고메즈는 경기를 할 때는 임팩트가 넘치지는 않는데, 끝나고 기록지를 보면 15점 7리바운드가 올라가 있는 선수다“라며 고메즈의 효율을 칭찬했다.
7일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도 고메즈는 윙에서 플레이하며 효율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장점인 캐치앤슛 능력은 물론 상황에 따라 돌파를 통해 림을 공략했다. 특히 돌파 과정에서 나오는 영리하고 여유 있는 스텝은 현장을 찾은 정관장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가속으로 상대를 제치는 게 아닌, 상대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유형의 돌파였다. 고메즈가 어떤 타입의 선수인지 잘 드러났던 대목이다.
고메즈는 “저는 사실 스펀지 같은 타입의 선수다. 감독님이 수비를 원하시면 수비수가 되고, 플레이메이킹을 원하시면 플레이메이커가 될 수 있다. 커리어를 보내면서 다양한 감독님들을 만났고, 그때마다 다양한 것을 요구받았다. 그러다 보니 감독님들의 요구에 맞춰가는 능력도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정관장은 오는 9월 1일 출국해 2일부터 4일까지 홍콩에서 열리는 홍콩-차이나 국제농구대회에 참가한다. 하비 고메즈에겐 정관장 소속으로 치르는 첫 공식 경기 일정이 될 전망이다.
고메즈는 “그때까지 계속 연습경기가 잡혀 있다. 그래서 일단 훈련과 연습경기에 집중하려고 하고, 동료들과 선발을 맞춰가면서 몸 상태를 더 뜰어올리려고 한다. 계단을 밟아나가듯이 몸 상태를 대회 전까지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시즌 개막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기 때문에 이른 감이지만, 홍콩에서 치르는 경기를 정규시즌 경기처럼 생각하고 임하려고 한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사진 = 이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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