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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계속되는 무실점의 행진. 이 선수. 원래 마무리투수였다.

박상원(30·한화 이글스)은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맞이했다. 주현상과 함께 경쟁을 했고, 강력한 구위를 갖춘 박상원이 먼저 기회를 받았다.

지난해 16세이브를 거두면서 한화의 뒷문을 단속했던 그였지만, 올 시즌에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결국 마무리투수 자리를 넘겨주게 됐고, 2군에서 재정비 시간도 갖게 됐다.

전반기 31경기를 3패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8.65로 마치면서 최악의 시즌이 되는 듯 했다.

후반기 박상원은 완전히 달라졌다. 왜 시즌 초반 마무리투수로 낙점 받았는 지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16경기에 나온 그는 2승5홀드 평균자책점 1.74의 성적을 남겼다. 최근 12경기에서는 무실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박상원은 달라진 비결에 대해 “던지는 매커니즘 차이는 크게 없다“고 했다.

박상원은 지난달 30일 KT 위즈전에서 1⅓이닝 1안타 1사구 1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한 순간을 터닝 포인트로 이야기했다. 당시 6회말 선발투수 하이메 바리아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은 주자 2루 상황에서 황재균을 뜬공으로 처리했다. 7회말 선두타자 강현우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문상철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멜 로하스 주니어를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강백호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김상수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박상원은 “KT전에서 멀티이닝을 던질 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감독님을 믿어주셨다. 그 상황을 이겨내면서 훨씬 더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항상 신뢰하고 믿어주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라며 “공을 던지는데 있어 편안하게 만들어주셨다. 그 부분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고, 또 좋아지는 거 같다“고 고마워했다.

보통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가는 만큼, 일찍 몸을 풀기도 했고, 멀티이닝을 던지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다. 마무리투수 때보다는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 박상원은 “던져도 항상 30개 이내로 끊고 있고, 마무리 투수를 할 때도 멀티이닝은 했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라며 “2018년에도 처음에는 앞쪽에서 많이 던졌다. 앞으로 나가든 뒤로 나가든 경기를 준비하는 건 똑같다. 중간 투수들은 앞에 투수가 나가면 바로 다음 투수가 준비하니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자신을 보냈다.

후반기 합류한 양상문 투수코치 또한 박상원에게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양 코치는 한화로 직후 투수진에 손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박상원에게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거 알고 있다. 난 네가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상원은 “내가 그동안 잘못 생각한 부분도 있었다. 코치님께서 그런 걸 떠나서 투수의 기본을 많이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ABS도 박상원에게는 '악재'와 같았다. 낮은 쪽 포크볼이 종종 잡히지 않기도 했다. 핑계는 없었다. 박상원은 “그냥 내 성적이 좋지 않아서 그렇다. 처음에 외적으로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고, 내 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굴 탓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내가 못해서 그런거니 배울게 많고, 더 발전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원은 “지금처럼 잘 준비해서 나가도록 하겠다.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사실에 감사하려고 한다. 믿고 내보내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경기력으로 보답하려고 한다. 프로에는 정말 잘해서 온 선수, 어렵게 해서 온 선수도 있다. 온 뒤에는 계속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어렵게 왔다고 못하는 것도 아니다. 모두에게 한 경기가 소중하고, 그 경기의 결과가 쌓이면 기록이 된다. 내 야구 인생도 잘 준비해서 좋은 추억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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