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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일본 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에게는 운도 따르지 않는 모양이다. 대체자 영입 실패에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됐다.

영국의 더선은 14일(한국시각) '리버풀은 여전히 엔도 판매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으며 셀틱이 그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엔도는 이번 여름 불과 한 시즌 만에 리버풀을 떠날 위기다. 시작은 아르네 슬롯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서 엔도의 부진과 마르틴 수비멘디 이적설이었다.

당초 여름 이적시장을 잠잠히 보내던 리버풀은 갑작스럽게 중원 영입 후보로 수비멘디가 떠올랐다. 유력 언론들에서 리버풀의 수비멘디 영입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점쳤다. 1999년생 미드필더인 수비멘디는 이미 지난 유로 2024에서 스페인 대표팀 우승에 일조하며 유럽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지난 2020~2021시즌부터 꾸준히 소시에다드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사비 알론소와 부스케츠 등을 떠올리는 움직임과 패스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중원 보강을 원했던 리버풀은 수비멘디 영입을 위해 바이아웃 지불 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슬롯 감독이 수비멘디 영입으로 중원 보강을 원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전술과 어울리지 않는 엔도 때문이었다. 리버풀은 이번 프리시즌 동안 치른 세 번의 친선 경기에서 엔도 와타루, 도미닉 소보슬러이, 라이언 흐라벤베르흐를 각각 한 번씩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했다. 지난 시즌 주전 수미였던 엔도보다 나머지 두 선수가 슬롯 감독 전술에 더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결국 엔도의 역할이 애매해지면서, 리버풀은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도 지난 6일 엔도에 대해 '엔도는 슬롯의 인내심 있는 점유 기반 전술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팬들 사이에서는 파비뉴의 폼 하락 이후 해당 포지션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도 해당 역할에 잘 어울리는 듯 보이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수비멘디가 리버풀의 타깃으로 떠올랐다. 슬롯은 그를 첫 영입 후보로 고려하고 있으며, 수비멘디가 팀에 주도권을 더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슬롯은 엔도 와타루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듯하다. 이적료는 6000만 유로(약 900억원)에 해당한다'라고 리버풀이 엔도를 대신해 수비멘디를 데려오길 원한다고 전했다.

다만 기대와 달리 수비멘디 영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 소속 기자이자,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13일 '마르틴 수비멘디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남게 되면서 리버풀이 그를 영입하려는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다'라고 보도했다. 수비멘디 영입 실패 후 리버풀이 추가로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을 할 계획이 없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엔도의 차기 시즌이 다시 청신호가 들어오는 듯 보였다.

하지만 수비멘디 영입 실패도 엔도에게는 기회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선은 '슬롯은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슈테판 바이세티치를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로 간주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번 시즌 1군으로 나서고 싶어 하는 엔도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마르세유가 다시 엔도를 위한 제안을 들고 올 수 있으며, 브랜던 로저스 감독의 셀틱도 경쟁할 수 있다. 다만 1500만 파운드(약 260억원)의 이적료는 셀틱에게는 어려운 금액일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리버풀은 수비멘디로 대체한다면 엔도를 팔 의향이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그들은 수비멘디 영입 실패 후에도 엔도를 매각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라며 엔도의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만약 마르세유가 아닌 더선이 언급한 셀틱이 엔도를 품는다면, 엔도로서는 불과 한 시즌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스코틀랜드 무대로 추락하게 된다. 앞서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활약했던 점을 고려하면 한 시즌 만에 더 낮은 리그로 떠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EPL 무대의 벽을 절감하고 떠날 위기에 처한 엔도의 모습은 이미 9시즌을 EPL에서 정상급 선수로 버텨낸 손흥민의 모습과는 더욱 대조된다.

특히 지난 시즌 기대 이상의 모습과 반전 드라마를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면 심각한 하락세다. 엔도는 지난해 영입 당시에도 리버풀이 가장 원했던 자원은 아니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2010년 일본 쇼난 벨마레에서 프로에 데뷔한 엔도는 2018년까지 일본 무대에서만 뛰었다. 이후 2018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이적으로 처음 유럽 무대를 밟았고, 2019년 슈투트가르트 이적 후 활약으로 이름을 알렸다. 다만 리버풀에 합류 전까지 빅클럽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리버풀은 이적시장에서 당초 영입 목표였던 로메오 라비아, 모이세스 카이세도 영입을 모두 실패하고 도전한 영입이었으며, 이미 30세가 넘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기량에 대해서도 EPL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다행히 클롭 체제에서 엔도는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시즌 중반부터 선발에서 거의 빠지지 않으며 리버풀 중원을 지켰다. 특히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등을 꽁꽁 묶는 맹활약을 보여줬다. 클롭은 해당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31세의 일본 주장과 계약하면서 무엇을 기대했을까. 그는 EPL에서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가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라며 엔도는 월드클래스라고 칭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기억들은 지금 엔도의 자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수비멘디 영입 불발에도 엔도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며 매각 가능성이 유지되고 있다. 슬롯 감독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면, 분데스리가와 EPL에서 활약하던 그의 무대는 순식간에 스코틀랜드로 옮겨질 수 있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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