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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댈러스 매버릭스는 루카 돈치치와 카이리 어빙을 원투펀치로 활용해 NBA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정규시즌을 서부 5위로 마무리했던 댈러스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상위 시드를 연이어 꺾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소노는 이번 비시즌 이재도를 영입하면서 이정현-이재도로 이어지는 강력한 가드진을 구축했다. KBL 판 댈러스 매버릭스를 꿈꾸고 있는 소노의 이재도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신없었던 비시즌


FA 협상과 결혼,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트레이드까지. 이재도에게 이번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빴던 여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기에 앞서 이번 비시즌에 대한 소회를 물어보자 이재도는 “정신이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6월 15일에 결혼을 해서 시즌이 끝나자마자 할 것이 많았어요. 와이프와 같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몸도 틈틈이 만들었죠. 정말 어느 때보다 정신이 없었던 비시즌이었어요. FA 협상도 있었잖아요. 지금은 팀에 합류해서 홍천에 다녀왔다가 고양에서 훈련을 하고 있어요.“


지난 시즌 LG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하며 2년 연속 4강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야심차게 나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KT에게 패배를 기록한 LG는 이번에도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손에 넣는데 실패했다.


이번 비시즌 FA 권리를 획득했던 이재도는 원소속구단이던 LG와 재계약을 맺으며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씻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이재도와 LG의 재계약 이후 시장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소노에 몸을 담고 있었던 전성현이 트레이드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LG는 전성현을 영입하기 위해 이재도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트레이드였어요. FA 계약을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에 놀랐거든요. 트레이드 뉴스가 나기 전에 (전)성현이랑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서로 전혀 몰랐어요. 소문이 들리긴 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소식이라 믿을 수가 없어서 소문이라고만 생각했죠. 그러나 어쨌든 지금은 이렇게 됐고 대형 트레이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대형 트레이드로 평가를 받는 트레이드의 당사자라는 점이 영광스러운 점도 있어요.“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었죠. 서로 있으면 좋지만 부족했던 포지션이 아니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소노에는 (이)정현이가 있고 LG는 (유)기상이를 비롯해서 좋은 슈터들이 많아서 서로의 니즈가 충족되는 트레이드였나 의심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LG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소노가 저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려고 해요.“


두 팀의 트레이드가 알려진 시점은 이재도의 결혼식을 약 열흘 앞둔 시점이었다. 한창 결혼 준비로 인해 바쁠 시기에 터진 트레이드로 인해 이재도의 6월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결혼 준비도 해야 했고 여행도 앞두고 있었고, FA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바빴어요. 결혼식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트레이드가 되어서 여행을 가야 하나 생각부터 하나하나 정신이 없었던 시기였어요. 저는 환경을 중요시해서 창원에 집을 빨리 빼고 바로 고양에 집을 계약해서 짐을 옮겼어요. 지금은 다 마무리가 됐고 좋아요.“


“와이프가 저보다 더 바빴을 텐데 격려도 해주고 오히려 저보다 더 덤덤하게 반응해주고 함께 준비를 해줬어요. 그런 부분이 너무 고맙죠. 본인의 일이 있음에도 티를 내지 않고 묵묵히 견뎌내준 것 같아서 고마워요. 창원에서는 한 달에 1~2번 볼까 말까인데 고양에 있으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요. 그래서 저보다는 와이프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프로에 오고 나서 가장 가까운 거리라고 좋아하시고요.“














갑작스러웠던 트레이드


FA 시장에서 대어급으로 평가를 받던 선수가 원소속구단과 재계약을 맺은 후 트레이드가 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재도 입장에서는 서운한 감정이 들 수 있는 트레이드였다.


“당연히 처음에는 그런 감정이 들었어요. 그래도 처음 트레이드가 아니고 두 번째이기 때문에 처음보다는 충격이 덜했어요. KT에 있다가 KGC(현 정관장)에 갔을 때는 상처도 많이 받았고 여러 생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처음에는 복잡했지만 금방 극복했던 것 같아요. 크게 아쉬운 것은 없었고 지금은 고양 생활에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LG는 전성현과 더불어 DB에서 설 자리가 없었던 두경민까지 영입하면서 확실한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고전한 전성현과 가는 곳마다 트러블을 일으키며 트러블메이커 취급을 받게 된 두경민을 영입하는 것은 그야말로 도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아쉬움을 삼킨 LG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도박이었다.


“저는 냉정하게 봤을 때 국가대표급 팀이라고 생각해요. 1번부터 5번까지 탄탄한 구성이잖아요. 작년보다 더 좋아진 멤버라고 생각하고 솔직히 부담이 되는 팀이에요. 조상현 감독님의 스타일도 알고 얼마나 팀을 단단하게 준비하실 것인지 알기 때문에 전력은 더 높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트레이드 맞상대가 과거 함께 뛰기도 했던 전성현이라는 점도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거기다 전성현은 누구나 인정하는 현재 KBL 최고의 슈터. 다음 시즌 둘의 활약 여부에 따라 비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이재도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트레이드 이후 통화를 한 번 했어요. 성현이가 고양에서 상징적인 선수였잖아요. 제가 그 자리를 대신해서 뛸 텐데 부담이기도 해요. 전화를 하면서도 서로 놀랐다고 했어요. 각자 팀에서 잘하자고 이야기를 나눴죠.“


“부담이 되기도 하고 비교도 될 것이라 생각해요. 다만 저도 제 나름대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성현이가 최고의 슈터지만 저도 저만의 길을 잘 걸어왔다고 생각해서 주위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준비를 하려고 해요. 길게 본다면 제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어요.“


본인의 이야기대로 이재도는 KBL 무대에서 11시즌을 뛰면서 자신만의 업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은 이재도가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기록 중 하나다. 현재까지 이재도는 444경기 연속 출전하면서 636경기의 기록을 가지고 있던 이정현(삼성)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개인기록이에요. 최대한 길게 이어가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욕심을 가지기보다 하던 대로 잘해서 이번 시즌도 해 볼 생각이에요. 또 제 기록 중에 하나가 통산 8번째 5,000득점, 2,000어시스트, 600스틸인데 앞선 7명의 선수가 모두 레전드 선수들이라 거기에 이름이 함께 있는 것도 기분이 좋아요. 어떻게 선수 생활을 해왔는데 되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뜻깊은 기록이에요.“


다만 지난 시즌 초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이어가면서 기록을 위해 무리하게 경기를 뛰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이재도는 그런 부분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어쨌든 다리는 멀쩡했고 농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어요. 불가능했다면 깔끔하게 나오지 않았을텐데 백업으로도 충분히 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에 대한 최종 판단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하시는 것이었고 저는 뛸 수 있는 상태를 어필하는 것이 최선이었죠.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역대 2위의 기록이지만 1위와의 격차는 상당히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1위가 되고 싶긴 하지만 차이가 너무 커서(웃음) 격차를 좁혀나가는 재미도 없어요. 이걸 유지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아요. 2위라는 것에 만족하면서 유지를 해가야 할 것 같아요.“














소노의 이재도


급작스러운 트레이드이긴 했지만 베테랑답게 빠르게 새로운 팀에 녹아들고 있는 이재도다. 거기다 정희재와 임동섭 역시 이번 비시즌 LG에서 소노로 이적하면서 이재도에게는 적응해야 할 부분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만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다른 부분은 적응이라고 할 것도 없이 익숙해요. 감독님, 코치님도 그렇고 선수들도 마찬가지고요. LG에서 함께 온 선수가 두 명이나 있고 후배들 말고는 다들 상무나 대표팀에서 잠깐씩 있었던 선수들이라 빨리 친해졌어요.“


“보통 새로운 팀에 오면 농구 스타일에 적응이 어렵잖아요. 그런데 저는 맨 마지막에 팀에 합류했는데 제가 감독님과 코치님 스타일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정도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적응은 정말 문제가 없어요.“


다만 아무리 익숙한 얼굴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팀은 새로운 팀이다. 분명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할 선수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재도에게는 남은 비시즌 기간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선수가 이정현, 최승욱이라고 생각해요. 그 선수들과는 같이 뛰어본 적은 없는데 워낙 기량은 인정을 받는 선수들이잖아요. 각자 캐릭터가 확실하기 때문에 저만 중간에서 잘하면 함께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분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소노의 에이스로 떠오른 이정현과의 호흡이다. 지난 시즌 너무나 많은 역할을 담당하며 이정현의 부담이 컸다면, 다가오는 시즌에는 이재도가 그러한 이정현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댈러스라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거든요. 원래는 NBA를 잘 보지 않는데 이번 시즌에는 틈틈이 봤었어요. 눈에 들어온 팀이 미네소타와 댈러스였거든요. 주목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지금의 팀 컬러가 선수들의 조합을 봤을 때 댈러스와 비슷한 것 같아서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런 팀을 목표로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빙 역할을 맡고 정현이가 돈치치 역할을 맡으면 될 것 같아요.“


“정현이랑 같이 뛰는 시간도 있을 것이고 따로 뛰는 시간도 있을 거에요. 최대한 이끌어줄 생각이에요. 정현이도 잘 따라줄 것이라 생각해서 좋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지난 시즌 이정현은 평균 22.8점 6.6어시스트 3.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외국 선수급의 활약을 펼쳤다. 그런 이정현을 상대 팀에서 바라보면서 이재도는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어린 선수임에도 되게 영리하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파괴력이 셌던 것 같아요. 1대1로는 막기 힘든 선수였어요. 또 정현이가 잘 웃는 편인데 그게 상대 입장에서는 좋지만은 않았어요.(웃음) 이제는 같은 팀이 됐기 때문에 정현이가 더 많이 웃었으면 좋겠네요.“


이정현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이제는 LG를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이재도다. 예상하지 못했던 트레이드로 떠나게 된 LG를 맞상대하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들지도 궁금했다.


“첫 경기 정도만 긴장될 것 같아요. 6번을 붙어야 하기 때문에 첫 경기 말고는 시즌 중의 한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6번 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LG에서 저를 놓친 것을 아쉬워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비록 이제는 상대팀으로 마주해야 할 LG지만 3시즌을 뛰면서 많은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다 이기겠다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웃음) LG에서의 3년은 저도 너무 많이 배운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구단에 감사한 부분도 많아요. 좋은 기억만 있었던 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3년 동안 배운 것이 너무 많고 정도 많이 들었어요. LG의 팬분들이나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했고 인간적으로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기고 간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처럼 LG에서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이재도는 이제 소노의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 시즌은 결혼과 이적이 겹친 후 첫 시즌이기에 남다른 동기부여와 함께 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소노가 이번 시즌이 제대로 된 첫 시즌이라고 많이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팀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또 빠른 시간 내에 챔피언결정전을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말 그대로 동기부여가 커요. 결혼을 한 것도 그렇고 새로운 팀에 온 것도 그렇고요.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하는 것이 재밌어요. 창원에 있었다면 안주하는 부분도 있었을텐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더 많이 생각하고 준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이런 것 자체에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이 각자 전력 보강에 나서면서 다음 시즌은 각 팀의 전력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시즌이 됐다. 이재도 역시 한층 치열해질 경쟁을 언급하면서도 자신감도 동시에 내비쳤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다른 팀들의 전력이 올라갔고 특히 외국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영입되지 않았나 싶어요. 저희 팀은 KBL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외국 선수들이고요. 다른 팀들이 저희를 경계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부분을 잘 이용한다면 소노 역시 모든 팀들에게 까다로운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재도는 고양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인터뷰를 마쳤다.


“저도 팬분들을 체육관에서 빨리 뵙고 싶어요. 어떨지 기대도 되고 성현이의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부담도 되지만 저만의 새로운 느낌과 모습으로 만족을 시켜드릴 자신이 있어요. 많이 환호해주시고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ide Story.
김승기 감독과의 질긴(?) 인연


벌써 3번째 만남이다. KT 시절 선수와 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이재도와 김승기 감독은 지난 2020-2021시즌 KGC의 우승을 합작한 기억도 가지고 있다. 이후 이재도가 LG로 이적을 택하면서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을 보냈던 둘은 소노에서 또 다시 재회를 하면서 특별한 인연을 이어나가게 됐다.


“벌써 3번째 만남이네요.(웃음) 신기한 인연인 것 같고 재밌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제가 감독님을 따라다니는 것인지 감독님이 저를 쫓아오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만나게 되네요. 감독님과 마지막 추억이 좋았는데 부담도 되지만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과 한 번 더 좋은 그림을 만들어보려고요.“


“사실 다시 만날 줄은 몰랐어요.(웃음) 선수들에게 강하게 하시는 분이고 저도 그 밑에서 조련을 당했는데 저는 이겨냈던 선수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또 만난 것이 재밌는 것 같아요. 또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감독님도 많이 변하신 것 같고 저도 그때와는 다른 부분이 있어서 함께 팀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 = 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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