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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부활한 '빅뱅' 박병호가 ML 36승 투수를 잡았다.

박병호는 1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4 팽팽하던 연장 11회초 결승 홈런 포함 5타수3안타 2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 했다.

2022년8월3일 창원 NC전 이후 739일 만에 멀티홈런을 기록한 박병호의 맹타 속에 삼성은 5대4로 승리하며 7월2일 대구 경기 이후 이어온 KIA전 6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9일 광주 KIA전에서 9회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3위 유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반드시 승리하고 상승세 KT 위즈를 만나기 위해 대구로 넘어가야 했던 상황.

하지만 1회부터 3실점 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마운드 위에는 메이저리그 36승 거물급 KIA 새 좌완 외인 에릭 라우어.

2회부터 삼성은 라우러 공략에 나섰다. 선봉에 박병호가 있었다.

2회 선두 강민호의 추격의 솔로포가 신호탄이었다. 1사 후 이재현이 볼넷과 도루로 만든 2루애서 박병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2-3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이성규의 빗맞은 안타 때 박병호가 홈을 밟아 3-3 동점.

3-3 동점 균형은 4회초 박병호의 손에서 깨졌다. 1사 후 라우러의 134㎞ 커터를 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는 비거리 120m 대형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 역전포로 박병호는 통산 11번째 12시즌 연속 10홈런을 달성했다.

4-4 팽팽한 균형이 연장승부로 이어졌다. 4시간 넘는 한 여름 밤의 혈투는 11회초 선두타자 박병호의 홈런 한방으로 정리됐다. 3B1S에서 KIA 투수 이형범의 134㎞ 슬라이더를 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오승환의 세이브로 승리를 지킨 삼성은 KIA전 6연패와 광주 3연패를 동시에 끊어냈다.

전직 메이저리거 박병호는 KIA 새 외인 에릭 라우어를 상대로만 추격의 적시 2루타와 역전 솔로홈런을 날리며 2타수2안타 2타점으로 첫 만남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병호는 2회 9구 승부 끝에 홈런을 치고 들어온 강민호에게 라우러의 공과 패턴을 물어 생소한 투수의 궤적을 머리 속에 넣고 타석에 섰다. 두차례의 좋은 타구를 생산했던 비결이었다.

또한 최근 타이밍이 조금씩 늦는 걸 보완하기 위해 토탭 후 한박자 빠른 스윙으로 타이밍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국민거포. 화려했던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를 인정하고 변화하려는 끊임 없는 노력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결과물이었다. 경기 후 박병호는 “두 자릿수 홈런이 기쁘기 보다 팀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앞으로 더 많은 홈런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는데, 경기가 별로 남지 않았지만 중요한 경기들이기 때문에 더 많은 장타를 날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11회) 두 번째 홈런이 나왔을 때는 출루를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게 잘 맞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빅리그 36승 투수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른 데 대해 박병호는 “라우어 선수를 경기 전 영상으로만 봤었는데 볼이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첫 경기라 그런지 실투가 있었고, 그것을 놓치지 않아서 안타와 홈런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팀이 잘 하고 있을 때 나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앞으로는 팀이 승리하는데 더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박병호는 13일부터 대구로 장소를 옮겨 전 소속팀 KT 위즈와 3연전을 치른다. 맞트레이드 상대였던 친구 오재일과의 달구벌 홈런 자존심 대결도 볼거리. 7번 타순이 위로 제법 올라갈 것 같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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