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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부임 후 단 1승도 없다. 하지만 흔들림은 없다. 전경준 성남 감독은 자신이 정해놓은 길을 걷고 있다.

성남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올 시즌 승격 후보 중 하나로 불렸던 성남은 개막 3경기만에 이기형 감독을 경질한데 이어, 최철우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지만, 최 감독 역시 성적부진으로 중도하차했다. 돌고돌아 성남의 선택은 전 감독이었다.

당초 성남은 이 감독 경질 후 전 감독을 선임하려 했다. 하지만 전 감독은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직을 맡은지 얼마되지 않아 고사했다. 다음 시즌 부활을 노리는 성남은 최 감독 사퇴 후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 감독을 찾았고, 결국 전 감독을 품는데 성공했다. 9월 성남의 새사령탑이 된 전 감독은 “명문 구단 성남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팀의 빠른 안정화가 우선이며, 팬에게 자랑스러운 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대 이하다. 전 감독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2일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1대2로 역전패한 것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인 27일 경남FC 원정 1대5 대패까지, 지금까지 치른 6경기에서 1무5패를 당했다. 매경기 실점하고 있고, 리드 하고 있다가 뒤집힌 경기도 많다. 6경기에서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부임 전 순위였던 최하위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지만 전 감독은 최근 결과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전 감독은 “당연히 패배는 아쉽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한 경기 이긴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다음“이라고 했다.

전 감독은 현재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승격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전 감독은 올해 기술위원장으로 활동하며, K리그2 현장을 여러차례 찾았다. 최근 경기와 트렌드를 지켜보며, '승점 1을 얻기 위한 수비축구로는 승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핵심은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축구였다.

전 감독은 “K리그1은 물론이고, K리그2도 마찬가지다. 공격적으로 주도하며 플레이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최근 젊은 재능들이 각광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내가 전남 드래곤즈에 있을때만 하더라도 수비를 강조한 축구로 승격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실제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우리도 이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전 감독은 이를 위해 수비 틀부터 다시 짰다. 보다 공격적인 수비로 방향을 틀었다. 아직 적응 단계인만큼 시행착오가 반복되고 있다. 지키는 축구로 승점을 노리는 대신, 준비한 축구가 얼마나 일괄성 있게 유지되는지를 보고 있다. 이 과정 속 어린 자원들도 찾고 있다. 내년 예산이 삭감된다는 이야기가 구단 안팎에 도는 가운데, 전 감독은 원석들을 가동해, 성남의 현재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전 감독은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승부처는 어차피 다음 시즌이다. 그때까지는 묵묵히 승격 로드맵을 따라갈 생각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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