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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아시아쿼터 선수인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가 V-리그 득점 1위를 꿈꾼다.

1997년생 파즐리는 200cm 아포짓이다. 지난 3년간 핀란드 리그에서 활약한 뒤 올해 V-리그 문을 두드렸고,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4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어온 파즐리는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아포짓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는 아웃사이드 히터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등록명 그로즈다노프)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불안한 리시브를 보였고, 이시몬 혹은 김우진을 투입해 안정을 꾀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던 7일 대전 안방에서 열린 V-리그 1라운드 OK저축은행전에서는 3-0 완승을 거뒀다. 파즐리가 해결사로 나서며 팀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날 파즐리는 공격으로만 21점을 기록했다. 공격 점유율은 38.1%, 공격 효율은 56.25%로 높았다. 범실은 4개에 그쳤다. 지난 우리카드전에 이어 OK저축은행을 만나 2경기 연속 21점을 터뜨리며 제 몫을 했다. 경기 도중 몸을 던지며 수비를 하는 등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곤 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OK 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하면서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다. 그동안 급한 면모를 보였는데 오늘은 차분하게 준비를 하면서 잘 때려줬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비시즌에 괜찮았다. 그래서 기대를 많이 했다. 막상 시즌 시작되면서 더 해줄 수 있는데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 느낌이었다. 더 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파즐리에 팀 승리에 안도했다. 그는 “평상시 플레이가 잘 나왔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신중하게 플레이를 했을 때 오늘 같은 플레이가 잘 나오는 것 같다. 잘 안 풀리면 자신감도 잃는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면서 “3연패를 하면서 압박감이 컸는데 오늘 이기면서 압박감이 줄었다.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도 자신감을 얻고 좋은 경기를 해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했다.

영어로 답하던 파즐리는 한국어로 ‘자신감’이라고 또박또박 말하며 이를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파즐리는 비시즌 연습경기와 달리 V-리그 실전 무대에서 다소 고전했다. ‘자신감’을 얻고 코트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파즐리는 “감독님이 신뢰해주신다. 덕분에 V-리그에 많이 적응을 했다. 그만큼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고, 범실을 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1라운드 초반에는 그로즈다노프의 리시브, 공격 부담감을 덜기 위해 아포짓으로 나선 파즐리가 리시브에 가담하기도 했다. 이에 파즐리는 “지난 7년 동안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었다. 올해 비시즌에도 리시브 훈련을 잘했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핀란드 리그에서의 경험도 도움이 되고 있다. 파즐리는 “핀란드에 있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빠지면 내게 공이 많이 올라왔다. 물론 그로즈다노프까지 들어와서 점유율을 나눠가면 체력도 아끼고, 좀 더 세게 때릴 수 있겠지만 반대로 내가 좋지 않으면 그로즈다노프에게 공이 올라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핀란드와 비슷했다”면서 “배구적으로도 한국과 큰 차이는 없다. 문화, 음식, 가치관 등은 달랐다. 나도 아시아 국가인 이란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예의를 중시한다. 유럽에서는 그런 문화가 없기 때문에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남자 프로배구에서는 아시아쿼터로 이란 출신의 선수만 3명이 V-리그 무대에 올랐다. 우리카드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와 대한항공의 모라디 아레프(등록명 아레프)가 있다. 이에 파즐리는 “두 명의 선수 모두 연락하고 지낸다. 사실 핀란드에서 이란 선수를 상대해보지 못했지만, 그보다는 어느 국적의 아시아쿼터 선수이든 상관없이 어떤 경기든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파즐리는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첫 번째 목표는 득점 1위다. 지금 상황에서는 팀 승률을 올리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블로킹, 커버에 좀 더 신경 써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목표를 설명했다.

현재 파즐리는 5경기 19세트 출전하면서 79점을 기록했다. 득점 7위, 공격 1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득점 1위는 5경기 20세트에서 128점을 터뜨린 KB손해보험의 안드레스 비예나다.



파즐리는 지난 2021-22, 2022-23시즌 핀란드 리그에서 베스트 스코어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에서 새 출발을 알린 그가 다시 한 번 득점 1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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