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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이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맥없이 패배했다. A매치 2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돌아온 손흥민 혼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엔 토트넘의 경기력이 너무나 답답했다.

토트넘은 15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0대1로 패배했다. 토트넘은 2연패를 당하면서 리그 13위로 추락했다. 부상 병동에도 아스널은 토트넘 원정에서 기분 좋게 승리하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경기 선발 명단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필두로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을 공격진에 내세웠다. 제임스 매디슨,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얀 쿨루셉스키를 중원에 배치하면서 매우 공격적인 전형을 준비했다. 수비진은 역시나 데스티니 우도기,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반 더 벤, 페드로 포로가 맡았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변함없이 골문을 지켰다.

아스널은 부상자가 대거 속출한 가운데, 불가피하게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미켈 메리노, 토미야스 타케히로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직전 경기 퇴장당한 데클란 라이스도 경기를 뛸 수 없다.

머리가 아팠을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택했다. 카이 하베르츠와 레안드로 트로사로로 투톱을 구성했다. 부카요 사카와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측면을 맡겼다. 중앙에는 토마스 파티와 조르지뉴가 위치했다. 수비진만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율리엔 팀버,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벤 화이트가 나섰다. 다비드 라야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영입생 라힘 스털링과 부상에서 돌아온 가브리엘 제주스를 제외하면 벤치 명단이 대부분 유망주로 꾸려졌을 정도로 아스널의 전력 누수는 심각했다.

▶전반전

경기 초반 분위기는 토트넘이 가져갔다. 전반 5분 손흥민과 솔란케의 호흡이 잘 연결됐다. 솔란케가 측면으로 빠지는 동안 손흥민이 뒤로 침투했다. 솔란케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은 곧바로 중앙으로 내줬다. 쿨루셉스키가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라야의 선방쇼가 이어졌다. 전반 7분 쿨루셉스키의 크로스가 날카롭게 휘어지면서 골대 안으로 직접 향했다. 라야가 반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하게 휘어진 크로스였지만 본능적으로 막아냈다.

전반 12분 북런던 더비다운 신경전이 시작됐다. 존슨이 팀버와의 경합에서 반칙으로 넘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보니 존슨이 팀버를 향해 다리를 걸었다가 자신도 함께 넘어진 상황이었다.

전반 14분 손흥민의 압박 능력이 또 빛났다. 손흥민이 아스널의 후방 빌드업을 끊어냈고, 그 공이 솔란케한테 향했다. 솔란케한테 공간이 많이 나왔지만 슈팅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이번 경기 첫 번째 경고 카드는 전반 15분 솔란케를 막다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기를 약간 지연시킨 살리바한테 주어졌다.

아스널도 첫 기회를 잡았다. 전반 16분 마르티넬리가 앤드라인으로 침투한 팀버한테 절묘하게 빼줬다. 팀버가 수비수를 제친 뒤에 슈팅을 시도했지만 로메로에 막혔다. 곧이어 마르티넬리가 다시 문전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줬다. 하베르츠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에 맞췄지만 비카리오가 막아냈다. 로메로의 자책골이 나올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아스널이 점점 토트넘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전반 19분 마르티넬리에게 패스가 전달됐다. 로메로가 차단하지 못했고, 마르티넬리한테 일대일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마르티넬리가 슈팅을 성급하게 처리하면서 비카리오가 여유롭게 막아냈다.

아스널의 공격에 토트넘이 계속 흔들렸다. 전반 23분 코너킥에서 아스널이 살리바의 헤더까지 만들어냈지만 슈팅 파워가 약했다. 비카리오가 잡아냈다. 토트넘도 첫 경고가 나왔다. 전반 26분 우도기가 사카한테 거칠게 경합을 시도해 경고를 받았다.

솔란케의 데뷔골이 터질 뻔했다. 전반 28분 손흥민에게 역습 기회가 나왔다. 손흥민이 메디슨에게 전달했다. 메디슨의 크로스가 부정확했지만 솔란케가 끝까지 경합하면서 공을 머리에 맞췄다. 궤적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골대를 스쳐갔다.

전반 32분 벤탄쿠르가 하베르츠를 제어하다가 반칙을 범했고, 주심이 경고를 꺼냈다. 전반 36분 양 팀의 신경전이 발생했다. 팀버가 포로의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발을 밟았다. 팀버는 주심의 휘슬을 잘 듣지 못했는지 그대로 공격을 진행했다. 이때 비카리오가 달려들어 팀버와 강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상황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뭉쳤다. 팀버는 포로를 향한 거친 반칙으로 경고, 비카리오는 신경전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전반 45분 쿨루셉스키와 동료들이 압박으로 소유권을 가져왔다. 쿨루셉스키가 존슨에게 연결해줬지만 존슨의 슈팅은 하늘로 향했다.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반 더 벤과 쿨루셉스키한테도 경고가 주어지면서 11명 중 5명이 경고를 받게 됐다. 전반전은 0대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이 점유율을 높였다. 후반 3분 솔란케가 압박으로 공을 끊어낸 뒤에 존슨에게 넘겼다. 존슨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순간 솔란케가 뒤에서 나와 헤더까지 연결했지만 수비수에 막혔다. 뒤이은 코너킥에서 반 더 벤이 좋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토트넘은 우측에서 존슨에게 많은 공격 찬스가 왔지만 존슨은 크로스도, 슈팅도 모두 애매했다. 이날 존슨은 경기력이 또 좋지 못했다.

후반 18분 아스널이 역습에 나섰다. 하베르츠가 판 더 펜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사카에게 연결했다. 사카가 각도를 만들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포로가 몸으로 막아냈다.

아스널이 선제골을 작렬했다. 후반 19분 코너킥에서 마갈량이스가 로메로의 견제를 뿌리치고, 높게 뛰어올라 헤더로 비카리오를 뚫어냈다. 토트넘의 고질적인 세트피스 문제가 북런던 더비에서 또 터졌다. 곧바로 토트넘은 파페 마타르 사르와 윌손 오도베르을 벤탄쿠르와 존슨 대신 투입했다.

아스널도 라힘 스털링과 가브리엘 제주스를 넣으면서 마르티넬리와 트로사르를 교체했다. 후반 35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메디슨 대신 티모 베르너까지 투입했다. 베르너가 좌측에 위치하자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손흥민이 3선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주는 장면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막판 공격은 무의미했다. 크로스만 계속해서 올렸지만 아스널 수비진은 진을 치고 이미 크로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후반 막판 쿨루셉스키의 기습적인 슈팅은 골대 윗그물을 스쳤다. 이날 1번의 슈팅도 없었던 손흥민은 경기 종료 10초 전 중앙에서 억지로 공간을 만들어내서 슈팅을 날려봤지만 육탄 수비에 막혔다.토트넘은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도 되돌리지 못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토트넘과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경기 후 영국 풋볼 런던은 토트넘 선수들에게 혹평을 날렸다. 손흥민도 피해갈 수 없었다. 평점 5점을 받은 손흥민은 “초반에 쿨루셉스키한테 기회를 만들어줬고, 좋은 압박으로 솔란케한테도 기회를 제공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뛰어다녔고, 임팩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영국 매체인 이브닝 스탠다드 역시 평점 5점으로 저조한 점수와 함께 “초반 전환에서 화이트를 상대로 몇 차례 밝은 순간을 보여줬지만 점점 존재감이 사라졌다. 토트넘이 동점골을 찾으려고 할 때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손흥민을 평가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고, 세트피스에서 다시 골을 내줬다. 지난 시즌에도 세트피스에서 실점했는데 정말 실망스럽다. 팬들도 많이 실망했을 것 같다. 우리는 100% 개선해야 한다. 힘든 순간이고 함께 뭉쳐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파이널 서드에 진입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득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냉철하게 행동하는 것은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는 강하게 반격할 것이다. 갈 길이 멀다“며 선수들에게 더 침착한 마무리를 주문했다.

위기의 토트넘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인 한계에 봉착했다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3승 1무 6패로 처참한 토트넘이다. 또한 2024년 이후 진행된 리그 경기에서 상위 10위권 팀을 상대로 승리가 거의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플랜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공격진은 아무도 없다.

손흥민 활용법도 심각한 의문이다. 측면 끝에서 손흥민이 공을 받아봤자 동료들과 연계플레이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슈팅과 득점이 장점인 손흥민의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이 골에 관여해야 토트넘이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능력을 100%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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