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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900호골을 앞두고 있는 역대 최강의 골잡이다. 그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를 모두 정복했고,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다섯번이나 수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량과 달리, 유아틱한 모습으로 자주 구설에 오른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어린 아이처럼 분노를 터뜨린다.

최근 호날두는 다시 한번 입방아에 올랐다. 호날두의 소속팀 알 나스르는 18일(한국시각) 사우디 아브하의 프란스 술탄 빈 압둘 아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힐랄과의 2024~2025시즌 사우디 슈퍼컵 결승전에서 1대4 역전패를 했다. 지난 시즌 사우디 리그, 국왕컵 우승팀인 알 힐랄에 1무4패로 절대 열세였던 알 나스르는 올 시즌 첫 맞대결부터 패배의 멍에를 썼다.

출발은 알 나스르가 좋았다. 알 나스르는 전반 44분 호날두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호날두는 압둘라흐만 가리브가 내준 컷백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앞서 펼쳐진 알타아원과의 슈퍼컵 준결승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호날두는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쾌조의 출발.

하지만 후반은 악몽이 됐다. 후반 10분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알 나스르는 이어 8분 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기세를 탄 알 힐랄은 후반 24분 미트로비치의 멀티골과 후반 27분 말컴의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알 나스르가 17분 동안 4골을 허용하자 호날두는 동료를 향해 손등에 고개를 숙이는 자는 모습을 취하며 비판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알 나스르는 후반에 극적으로 붕괴했다. 단 17분 만에 4골을 내줬다. 호날두는 팀이 무너지는 모습에 좌절했다. 팀 동료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때 감정을 확실히 드러냈다. 호날두는 잠을 잔다는 동작을 선보였다. 두 손을 모은 뒤 동료 선수들을 질책하며 좌절감에 팔을 이리저리 흔들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이날 패배로 사우디 이적 후 무관이 길어지고 있다. 2022년 12월 알 나스르에 입단한 호날두는 모든 트로피를 거머쥘 것 같은 기세를 보였지만, 실상은 2023년 6월 아랍클럽챔피언십 우승 뿐이었다. 이마저 정식 대회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우승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호날두는 리그, 컵대회마다 알 힐랄의 벽에 막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준우승이 확정되자. 시상식에 불참했다. 경기 후 라커룸으로 향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준우승 메달을 받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우승팀을 축하해주기 마련인데, 호날두는 노쇼를 택했다. 무례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호날두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일 디어슬레틱은 아예 호날두가 분노를 터뜨렸던 경기를 두고 지수를 매겼다. 가장 호날두의 분노가 컸던 경기는 2010년 11월 열린 스페인과의 경기였다. 분노지수 10점을 받았다. 당시 포르투갈이 4대0 대승을 거뒀는데, 호날두는 헤라르드 피케와의 1대1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이케르 카시야스를 넘기는 슈팅을 했다. 골라인을 넘기 직전 나니가 뛰어들며 헤더로 드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니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골은 취소됐다. 호날두는 주장 완장을 바닥에 던지며 나니를 향해 화를 드러냈다. 호날두 역사상 최고의 골이 될수도 있었기에 분노는 일견 이해도 되지만, 나니가 진심어린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그를 진정으로 용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3월 알메리아전도 유명한 경기다. 호날두는 당시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었는데, 이날 한골을 추가할 기회를 잡았다. 후반 막판 호날두에게 향한 패스를 오른쪽 풀백 알바로 아르벨로아가 뛰어들며 밀어넣었다. 시즌 첫 골을 기록한 아르벨로아에게 모든 동료가 뛰어들어 기뻐했지만, 호날두 홀로 골문 앞에 서서 공을 강하게 차 넣고, 공을 손에 든채 하프라인을 향해 걸어갔다. 심지어 3대0으로 팀이 이기고 있음에도 말이다. 아르벨로아는 “호날두의 제스처에 화가 나지 않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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