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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제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NC 다이노스 손아섭은 올 시즌 충격적인 부상을 당했다. 지난 7월 4일 창원 SSG 랜더스전에서 외야 수비 도중 2루수 박민우와 부딪히는 상황이 생기면서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고, 여러 차례에 걸친 검진 결과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손상이라는 청천벼락같은 결론이 났다.

검진 결과가 나왔을때 사실상 시즌 아웃으로 봤다. 충격적이었다. 손아섭은 그때를 돌아보면서 “제 프로 인생에서 가장 큰 부상이었다“고 회상했다. NC는 주장을 맡고있던 손아섭을 대신해, 박민우에게 임시 주장을 맡겼다. 손아섭이 부상을 당하기 불과 2주전에 박용택(2504안타)을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2505안타)을 달성했기 때문에 시즌 아웃이 더 쇼킹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시즌 아웃 가능성이 높아보였던 손아섭은 불굴의 의지로 시즌 종료 전 복귀에 성공했다. 손아섭은 9월 25일 복귀해 대타, 교체로만 5경기를 뛰었다. 타격 성적은 7타수 무안타. 아쉽게 안타는 없었다. 아직 주루가 100%는 아니라 어떤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고, 대신 건강한 몸 상태로 다시 타석에 섰다는 자체가 대단했다.

복귀 배경을 두고 연속 시즌 100안타에 대한 욕심 때문은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까지 14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고, 역대 리그 최고 기록은 박한이와 양준혁이 세운 16년 연속 100안타다. 여기에 8년 연속 150안타 기록도 가지고 있는 손아섭이다.

하지만 최근 창원 NC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손아섭은 “저는 150안타에 대한 애착은 크다. 150안타 기록은 제가 1등이기도 하고, 실제로 1년 풀타임을 뛰어도 150안타를 못치는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100안타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선발로 나가면 90% 이상은 친다고 봐야하는 기록이다. 100안타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을 한다던지, 꼭 유지하고싶다는 생각을 가져본적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150안타는 애착이 컸는데 그게 끊긴 것은 아쉽다. 무릎을 다친 순간부터 (안된다고 느꼈다). 나에게는 매년 150안타가 기본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수치였는데 그거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집념으로 시즌 막판 복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손아섭은 “제 자신과의 약속도 있었고, 내년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은 어떻게든 1년동안 고생한 동료들과 마무리하고 싶었다. 팬들 앞에서 복귀한 모습을 보여준 후에 시즌이 끝나면, 겨울에 준비하는 과정이 더 힘이 날 것 같고. 동기부여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7월초에 다쳤는데, 거기서 시즌이 끝나버리면 내년 3월말까지 시간이 너무 길지 않나. 건강한 모습을 한 타석이라도 보여주고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게 재활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동기부여였다“고 설명했다.

재활을 하는 기간 동안 마음이 더 좋지 않았다. NC는 팀 성적이 연패를 거듭하면서 추락했고, 타팀과 벤치클리어링도 있었는데 그 가장 맨 앞에 자신이 나서주지 못한다는 점이 손아섭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후배들이 힘든 시간에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있었다“는 손아섭은 “야구는 늘 좋은 것을 주면 그 다음에 안좋은 것을 준다. 올 시즌은 제가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지만, 반면 처음으로 큰 부상을 당한 시즌이었다. 제 프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제는 정상적인 몸 상태로 내년을 준비한다. 손아섭은 “20대 이후로 이 시기에 러닝을 뛰어본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정상적으로 다 뛰고 있고, 몸 상태도 너무 좋다. 내년에는 100%로 준비가 가능할 것 같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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