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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무도 바라지 않았던 최악의 상황'

토트넘 홋스퍼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으로 치른 레스터시티 원정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페드로 포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에 제이미 바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큰 피해를 입었다. 장기 부상에서 겨우 회복해 돌아온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27)가 또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승점 1점 획득이 별로 반갑지 않은 이유다.

벤탄쿠르는 20일(한국시각) 잉글랜드 레스터시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개막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왔다. 몸 상태가 회복된 벤탄쿠르는 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나서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

물론 벤탄쿠르의 선발 출전은 한국팬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다. 벤탄쿠르가 시즌 종료 후 팀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악의적인 의도가 없는 순전히 무지에 의한 발언이었지만 국내 팬들의 분노는 컸다. 영국 현지 매체도 이 문제를 다뤘다. 이후 벤탄쿠르가 직접 사과하고, 손흥민도 벤탄쿠르를 감싸줬지만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 출전한 벤탄쿠르는 초반에는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심각한 무릎 부상 이후 1년 반만에 돌아온 선수답지 않은 건재한 모습이었다. 벤탄쿠르는 2023년 2월에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하필 당시에도 레스터시티와의 원정경기였다. 레스터시티와 레스터시티의 홈구장 킹파워 스타디움은 벤탄쿠르에게는 악연이다.

이후 긴 시간 재활을 진행해 온 벤탄쿠르는 겨우 몸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28일 크리스탈팰리스전을 통해 8개월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어 프리시즌 동안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2024에 우루과이 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하며 몸상태의 회복을 확인한 벤탄쿠르는 EPL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그러나 레스터시티와의 '악연'을 피해가지 못했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6분에 사고가 터졌다. 토트넘의 세트피스 상황이었다. 제임스 매디슨이 코너킥을 올린 뒤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벤탄쿠르가 뛰올랐다. 레스터 시티 압둘 파타우도 뛰었다. 공중 볼을 경합했다. 서로 찰나의 순간 머리를 들이댔다.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두 선수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파타우가 일어섰다. 그는 약간의 통증을 호소했다. 피해가 경미했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그렇지 못했다. 머리에서 피를 흘렸고, 그라운드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의료진이 급히 뛰어들어갔다. 인공호흡기가 동원된 응급 처지가 시행됐다. 벤탄쿠르의 의식이 없었다.

다행히 잠시 후 벤탄쿠르는 의식을 되찾았다. 그러나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다. 들것에 실려 나갔다. 벤탄쿠르는 병원으로 향했다.

스카이스포츠, TBR풋볼 등 영국 언론들은 '토트넘 팀 닥터는 벤탄쿠르가 의식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뇌진탕 프로토콜로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당분간 집중관리를 받으며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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