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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승이 아쉬운 상황, 그런데 필승 마무리를 쉬게 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정해영의 휴식을 통보했다. 정해영은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1이닝을 8개의 공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챙겼다. 14일 키움전에서도 9개의 공을 뿌렸으나, 최주환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패전 멍에를 썼다.

이틀 등판했으나 한 자릿수 투구 수에 그친 만큼, 승기를 굳혀야 하는 상황에서 정해영을 다시금 마운드에 올린다는 계산을 할 법도 했다. 현대 야구에서 투수가 3경기 연속 등판하는 이른바 '3연투'는 지양하는 분위기. 다만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야 하는 것도 팀의 의무다.

하지만 이 감독은 단호했다. 그는 “정해영은 팀의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에 컨디션에 따라 보호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팀이 조금 힘들긴 해도 무리하지 않으려 한다. 오늘만 중요한 게 아니고, 계속 중요한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정해영이 부상 없이 마지막까지 던져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지난 6월 말 어깨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쉰 그의 몸 상태를 고려한 조치. 이 감독은 “다른 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깨 이슈는 한 번 나오면 오래 간다“며 “정해영은 젊기에 관리해줘야 한다. 개인 뿐만 아니라 팀의 미래를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이기는 게 중요하지만, 모든 경기를 우리가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춰 운영하다 보면 (투수는) 또 어떤 부상이 올지 모른다“며 “정해영은 우리 팀 마무리 투수로 많은 세이브를 올린 선수다.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팀을 위해 던져야 할 선수“라고 했다.

KIA는 이날 정해영과 마찬가지로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랐던 전상현도 쉬게 했다. 이들의 빈자리는 셋업맨 장현식과 좌완 불펜 곽도규가 채우게 했다.

KIA는 이날 키움을 12대1로 대파했다. 선발 양현종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도 폭발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양현종이 7회까지 막은 뒤 김기훈과 김사윤이 각각 1이닝씩을 책임지면서 편안하게 승부를 마무리 했다. KIA에겐 최상의 결말이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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