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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년에도 이런 식의 심판 판정이 이어지게 된다면 내년에는 참가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 대회에 들러리를 하고자 온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경험을 쌓고 성장하기 위해 온 것이다.“


고려대학교는 11일 일본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World University Basketball Series(이하 WUBS) 시드니 대학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 82-7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고려대는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고려대의 결승 상대는 필리핀의 De La Salle이다.


치열한 접전 끝 승리를 따낸 주희정 감독이었지만 경기 후 믹스트 존에서 만난 주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핑계를 대는 것이 아니다. 어제 오늘 양 일간 심판들의 콜이 일관성이 없었다. 소위 말해 8대5로 경기를 한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작년에도 WUBS에 참가를 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에 내년에도 이런 식의 심판 판정이 이어지게 된다면 내년에는 참가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 대회에 들러리를 하고자 온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경험을 쌓고 성장하기 위해 온 것이다“며 쓴 소리를 내놨다.


주희정 감독의 작심 발언에 일본의 취재진들 또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일 상대한 팀이 일본의 JUBF였기에 어느 정도 홈 콜은 감수할 수 있다 쳐도 이날 상대한 고려대의 상대는 호주의 시드니 대학이었다.


실제로 4쿼터 들어 고려대 선수들은 상대에게 거친 몸싸움을 당하며 코트에 나뒹굴었지만 심판의 휘슬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이에 반해 고려대 선수들이 조금만 압박을 하면 여지없이 파울 콜이 불렸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상대가 24초 바이얼레이션에 걸렸지만 험블 상황이 일어났고 심판은 이를 고려대의 볼 소유로 인정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 시드니 대학 선수는 볼을 주워들었고 이를 골밑슛으로 연결했다.


결국 이러한 것들이 쌓이며 고려대는 핵심 멤버인 유민수와 문유현을 5파울로 잃었다. 또한 심판에게 항의한 주희정 감독에게는 테크니컬 파울이 주어지기도 했다.


주 감독은 “내일 결승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필리핀 팀이 올라왔는데 지난 동계 전지훈련 때 붙었던 팀이다. 당시 경기에서 승리를 하긴 했고 질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승을 노리기보다 우리 선수들이 성장하고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벤치 멤버들을 투입할까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판정이 어찌되었던 악조건을 딛고 승리한 고려대다. 이날 고려대가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강력한 존 디펜스가 있었다. 3-2 지역 방어를 기본 골자로 한 고려대의 존 디펜스는 원활한 로테이션과 적절한 트랩 디펜스로 상대를 당혹스럽게 했다.


이에 주희정 감독은 “상대 팀 성향에 따라 존 디펜스를 준비했다. 슈터 포지션의 선수면 적극적으로 견제를 하는 식으로 준비를 했다. 보이기에는 존 디펜스로 보일수도 있지만 순간적으로 맨투맨 수비로 바뀌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수비다. 왜냐하면 한국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과 부딪히기에 피지컬 적으로나 근력 적으로나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이번 WUBS를 준비하며 급하게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 와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원정에서 여러 악조건이 따랐지만 주희정 감독의 적절한 용병술에 힘입어 고려대는 8강과 4강을 모조리 승리로 장식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한 경기. 과연 고려대가 WUBS 결승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다가올 결승전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18시 40분에 열릴 예정이다.


사진 = 이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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