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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년 연속 포항으로. '국민타자'는 또 한번 '좋은 기운'을 안을 수 있을까.

8월 초.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오는 20일부터 포항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을 앞두고 나온 이야기다.

이 감독은 “작년에도 혹서기 때 울산과 포항에 갔고, 올해도 같다“며 “우리만 울산 3연전, 포항 3연전을 모두 치른다“고 불만을 표했다.

울산은 롯데 자이언츠, 포항은 삼성 라이온즈의 제 2구장이다. 프로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제 2구장에서 경기를 실시한다지만, 최근 2년 간 포항과 울산에서 경기를 모두 치른 구단은 두산이 유일하다.

이 감독이 현역 시절 대구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로 활약한 만큼, 포항 울산 등 지자체 입장에서는 두산의 방문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제 2구장의 경우 기존 1군 구장과 비교해서 시설이 열악하다. 인조잔디를 사용하고 있어 선수들의 여름철 체감 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라운드 관리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냉정하게 1군 경기를 할 만한 구장은 아니다.

지난 7월 '포항 출신' 강민호(삼성)도 “프로 선수들이 경기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를 제대로 관리해주셨으면 한다. 고등학교 때에도 이런 야구장에서는 안했다. 타석에 들어서면 진흙탕 같아서 발이 움푹 들어간다“며 “포항에 오는 건 좋다. 다만, 환경이 아쉽다. 부상 위험도 크고 경기력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이야기 했다.

원정 구단의 경우 숙소 환경도 좋지 않다. 두산은 지난해 포항 경기 때 대구에서 왕복을 했고, 올해는 경주에 숙소를 잡았다. 두산의 아쉬움 섞인 목소리는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의 격정 토로에도 일단 포항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엄연히 계약이 돼있는 만큼, 일정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발걸음은 무겁지만, 이 감독과 두산은 포항에서 좋은 추억이 있다.

이 감독에게 현역 시절 포항은 '약속의 장소'였다. 포항구장에서 타율 3할6푼2리 15홈런으로 활약했고, 2013년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1위, 2015년 400홈런 달성 등을 모두 포항에서 이뤄냈다.

그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령탑이 된 지난해에는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5할 승률이 무너진 상황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감독 역시 “내가 포항, 울산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라며 “지금은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이다. 나 혼자 가면 50도 더위에도 갈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두산과 삼성 모두 갈 길이 바쁜 가운데 포항 3연전을 치르게 됐다. 삼성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63승2무52패로 2위로 올라섰다. 1위 KIA 타이거즈(68승2무46패)와는 5.5경기 차. 3위 LG 트윈스(60승2무52패)와는 1.5경기 차다. 또한 4위 두산(61승2무56패)와는 3경기 차에 불과하다.

2위 자리를 더욱 굳히기 위해서는 두산과의 3연전에서 적어도 흑자를 남겨야 한다. 반면, 두산은 3연전 결과에 따라서 삼성의 꼬리를 잡을 수도 있다.

다만, 포항 경기에 변수는 있다. 3연전 동안 비 예보가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포항 지역에는 20일 저녁부터 21일 오전, 22일 종일 비가 내린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상태지만 습도가 높아질 수 있어 경기 하는 데 있어서는 달갑지는 않은 소식이기도 하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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