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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칠대로 지친 KIA 타이거즈의 불펜, 눈물만 있는 건 아니다.

정해영의 마무리 보직 복귀 플랜은 순조롭다. 1군 복귀 후 3경기 2⅔이닝을 던져 10타자를 상대하면서 쾌투했다. 3경기 모두 안타가 나오긴 했으나, 후속타를 막으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동안 이른 이닝과 편안한 상황에서 정해영을 점검하고자 했던 KIA는 11일 삼성전에선 연장 10회 동점 상황에서 그를 마운드에 올리며 마무리 복귀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정해영이 마무리 보직에 복귀한다면 KIA 필승 공식엔 그만큼 힘이 실린다. 정해영이 자리를 비운 사이 뒷문을 책임졌던 전상현, 최근 구위를 회복하며 쾌투 중인 또 다른 필승 요원 장현식까지 활용한 이른바 '쓰리J'가 완성된다. 2022시즌 필승조 역할을 맡았던 이들이 다시금 의기투합한다면 KIA의 선두 질주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

'쓰리J' 재건이 반가운 KIA지만, 한켠엔 불안감도 남을 수밖에 없다. 상대 타선 특성에 맞춰 좌-우 다양한 구성의 불펜 활용이 최대 강점으로 꼽혀온 '투수왕국'의 면모를 살리기 위해선 '쓰리J'의 힘에만 의존할 수 없는 게 사실.

때문에 최근 두 번째 재정비에 돌입한 최지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최지민은 지난 9일 광주 삼성전을 마친 뒤 1군 말소됐다. 최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던 게 원인. 7월 31일 광주 두산전에서 1이닝 3안타(1홈런) 2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고, 7일 광주 KT전에서도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는 동안 4안타 1볼넷으로 4실점하는 등 좀처럼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5월까지만 해도 최지민의 투구는 흔들림이 없었다. 6월 한때 기복을 해결하기 위해 7월 초 첫 퓨처스(2군)행 통보를 받고 재정비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복귀 후 기복이 오히려 커졌다. 좀처럼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지 못하며 불리한 카운트를 자초하고, 상대 타자에 공략당하는 그림이 이어졌다. KIA 이범호 감독은 최지민의 최근 투구를 두고 “작년에 비해 정타 횟수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최지민은 지난해 KIA가 자랑하는 필승 요원이었다.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고 준수한 탈삼진 능력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이를 발판으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 류중일호의 필승조로 활약하면서 금빛 질주에 힘을 보탰다.

결국 '정면승부'라는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게 향후 부활의 관건이 될 전망. 구속-구위 면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힘이 있음에도 존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불리한 상황에 몰리는 흐름을 막는 게 우선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당시 보여준 투구 만으로도 필승 요원 다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6월 이후 부진으로 처진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열흘이 채워지면 최지민을 다시 1군에 올려 활용할 뜻을 밝힌 상태. 1군 복귀까지 남은 1주일 간 최지민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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