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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ABS, 처음 설명대로 운영되는 거 맞나?

2024 KBO리그는 엄청난 변화 속에 시작됐다. ABS, 로봇심판이 세계 최초로 등장했다.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한 KBO와 허구연 총재의 야심작이었다.

초기 일관성 문제 등으로 이슈가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잘 정착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타자와 투수들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판정이 나오다,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13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보며 든 궁금증 하나. 과연 ABS는 처음 시행될 때 설명대로 입체적이고, 과학적인 존으로 운영되고 있나 아니면 그저 '네모 안에 공 집어넣기'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느냐다.

상황은 6회말 키움 공격. 2사 1루 상황 임병욱이 들어섰다. KIA 투수는 좌투수 곽도규. 1B2S 상황서 KIA 포수 김태군은 바깥쪽 볼을 요구했는데, 공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스트라이크. 원래 이렇게 편차가 큰 역투 상황 사람 심판은 손을 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계는 자비가 없다. 스트라이크였다.

그런데 임병욱은 황당해했다.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이었다. 일단 중계 화면에 나오는 스트라이크존에서도 약간 벗어난 것으로 보였다. 라인에 걸쳤다고 치자. 그런데 곽도규는 스리쿼터로 공을 던진다. 좌타자가 보기에는 등 뒤에서 공이 날아오는 것 같다. 더군다나 구종이 휘어져 들어오는 커브였다.

이게 왜 문제냐. ABS를 처음 홍보할 때를 돌이켜보자. 당시 화제가 된 게 포수 미트가 바닥에 닿인 채 공을 잡았는데 스트라이크라는 것이었다. 낙차 큰 커브가 입체 존을 통과할 때 시작점과 통과점 존 안을 통과하면, 마지막 잡는 지점이 어디이더라도 ABS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곽도규가 임병욱을 상대로 던진 공은 볼이어야 한다. 존 바깥쪽에서 휘어져 들어오다, 마지막 포수 미트에 꽂힐 때 경우 네모 존 끝에 걸친 경우다. 각도가 입체로 만들어진 존을 통과해 끝에 걸칠 수가 없다. 그저 평면의 존 안에만 들어오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공이다.

이 뿐 아니다. 최근 투수들은 존 높은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론대로라면 커브가 타자 머리쪽에서 떨어져 존 위에 걸치면 볼이어야 한다. 그런데 다 스트라이크다. 오히려 위에서 언급했던 '땅바닥 스트라이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슬라이더가 존을 통과해 존 바깥쪽에서 잡혀도 거의다 볼이다. 입체가 아닌 평면의 싸움이 된 지 오래다.

또 하나 문제는, ABS는 타자별로 존이 다 다르다고 했다. 선수마다의 임팩트 장면 영상을 촬영해, 컴퓨터에 입력 선수별 맞춤 존이 설정된다고 했다. 그런데 단신의 김지찬(삼성)같은 선수들이 들어와도 존이 다르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ABS의 수혜를 볼 대표적인 선수로 꼽혔다. 높은쪽 공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자신만의 존을 설정하고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전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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