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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역대 가장 강한 꼴찌팀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키움 히어로즈는 타선의 핵심 외국인 타자 도슨이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아웃 됐다. 그와 부딪혔던 베테랑 이용규도 사구를 맞고 발가락 뼈가 부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온 줄 알았던 마무리 조상우는, 어깨가 좋지 않아 7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안그래도 없는 살림이었다. 투-타 간판이던 이정후, 안우진, 최원태 등이 다 빠져나갔다. 사실 시즌 개막 전 “키움이 100패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런 와중에 시즌 내내 주축 선수 부상에 시달렸다.

그런데 키움이 108경기를 치른 시점, 결과는 놀랍다. 순위는 10등이다. 예상대로다. 하지만 상위팀과의 승차, 승률이 중요하다.

9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는 고작 1.5경기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도 5.5경기 차이다. 쉽지 않지만, 추격이 불가능한 승차도 아니다.

키움이 왜 역대 가장 무서운 꼴찌로 인정받느냐. 승률 때문이다. 키움은 12일 기준, 48승60패를 기록했다. 승률 4할4푼4리.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팀 수, 경기수, 리그 수준 등이 다 달랐지만 꼴찌팀 승률은 보통 3할대였다. 최악이 2002년 롯데인데 133경기 시즌 35승1무97패로 승률 2할6푼5리에 그쳤다.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15승65패 1할8푼8리였지만, 당시 출범 첫 시즌 6개팀 80경기밖에 하지 않을 때라 단순 비교가 쉽지 않다.

조금 나은 꼴찌들이 4할 초반대를 찍었다. 그렇다면 1999년, 2000년 양대리그 때를 제외하고 역대 최고의 꼴찌팀은 어디였을가. 공교롭게도 2001년 롯데다. 2002년 '폭망' 시즌 전 롯데는 강한 최하위 팀이었다.

2001년 당시 기록을 보면 숨이 막힌다. 8개팀 체제 롯데는 8위였는데 133경기 59승4무70패 승률이 무려 4할5푼7리였다. 7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와 승차도 없었는데 승률 1리 차이로 최하위가 됐었다. 당시 포스트시즌 막차 팀이었던 4위 한화 이글스와는 2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종이 한 장 차이로 가을야구 진출팀과 꼴찌팀이 갈린 것이다.

2001년 롯데의 4할5푼7리가 역대 시즌 최하위 구단 최고 승률이다. 최근 분위기라면 키움이 이 기록을 깰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키움 입장에서 역대 최고 꼴찌 타이틀이 마냥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탈꼴찌를 넘어 충분히 중위권을 위협할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현 시점 꼴찌일 뿐이다.

서로 꼴찌를 안하기 위해 시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면 승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키움이 아닌, 다른 팀이 역대 최고 승률 최하위 영예(?)를 가져갈 수도 있다. 방심하면 밀린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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