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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인생투를 펼쳤다.

시라카와는 지난 16일 KT 위즈전에서 102개의 공으로 8이닝 4안타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등판에선 볼넷이 발목을 잡았지만, 이날은 몸에 맞는 공 1개 뿐이었다. 2회말 선두 타자 김상수에 사구를 내준 뒤 12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완벽한 피칭이었다.

큰 결심 속에 철저히 준비했던 시라카와다. 그는 “(전 소속팀) 도쿠시마의 감독님이 '예전에 하던 걸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드릴'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드릴은 반복 운동으로 체간(코어)과 염전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하는 훈련이다. 시라카와는 “그동안 투구 시 체중을 왼쪽 다리에 두지 않아 릴리스 포인트가 평상시보다 높았다. 그래서 제구가 불안했는데, 꾸준히 드릴을 한 결과 밸런스가 안정돼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KT전에서 시라카와는 초구부터 힘 있는 직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시라카와는 “(김기연) 포수가 '직구가 좋으니 자신 있게 던져라'고 말해줬다. 보내준 사인을 보고 그대로 던진 게 좋은 투구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11번째 등판에서 시즌 4승을 거둔 시라카와는 “KBO리그에 온 뒤 처음으로 8회까지 던질 수 있어 큰 자신감을 얻었다“며 “KBO리그에서 매일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5월 말 갑작스럽게 한국 생활을 시작한 시라카와. SSG 랜더스에서 대체 선수로 약 6주를 보낸 뒤 두산에서 계약을 연장했다.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날들이 계속 되는 가운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건 허경민(두산)이다. 시라카와는 “허경민이 자주 식사에 데려가 준다. 홈 경기 때는 거의 매일 차로 집까지 데려다 준다. 식사 중에도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일본 야구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너는 좋은 투수니까 열심히 하라'고 항상 격려해 준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허경민은 지난 14일 롯데전에서 황성빈의 타구를 맨손으로 잡으려다 오른쪽 새끼손가락 탈구를 해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시라카와가 호투한 KT전에선 허경민이 없었지만, 빈 자리를 채운 이유찬이 도우미 역할을 했다. 시라카와가 변화구로 유도한 어려운 바운드의 땅볼을 이유찬이 차분하게 처리, 무실점 피칭을 도왔다. 시라카와는 “허경민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이들이 나를 좋게 대해주신다“며 “나는 결과로 보답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브렌든 와델의 부상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 계약을 2주 더 연장한 두산과 시라카와의 동행은 9월 초까지 연장될 전망. 시라카와는 남은 기간 '은인' 허경민이 복귀하고, 그 앞에서 또 다시 인생투를 펼쳐 보이길 바라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판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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