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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 더운 날씨도 나중엔 추억의 일부가 될 것 같다.“

텍사스보다 더 덥다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그의 한국에 대한 사랑을 말하면서 오히려 놀라움으로 변했다.

LG 트윈스를 사랑했고 한국을 사랑했던 케이시 켈리가 떠났다. 그런데 여기 LG를 사랑하는 또한명의 외국인 선수가 있다. 바로 오스틴 딘이다.

지난해 LG에 와서 외국인 타자 저주를 모두 깨버리고 LG의 우승을 이끌었던 '효자 외국인'. LG 외국인 선수 역사상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정점을 찍었다. 항상 유쾌한 모습으로 팀 뿐만 아니라 경기장을 밝게 만들었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뛰어난 타격 실력으로 2년차 징크스도 없는 모습이다. 이미 LG의 외국인 타자 통산 기록을 다 깨고 있는 상황.

오스틴은 20일 잠실 SSG 랜더스전서 8회말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팀을 4대3 승리와 함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올시즌 112경기서 타율 3할9리, 130안타, 27홈런, 102타점으로 타점 1위, 홈런 6위를 기록 중. LG 구단 역서상 첫 타점왕을 노린다.

올시즌 여름이 어떠냐는 질문에 오스틴은 “심각하다“면서 “항상 텍사스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올해 한국 여름은 텍사스가 비빌 정도가 아니다“라며 한국의 여름이 훨씬 덥다고 했다. 이때만해도 취재진은 웃으며 오스틴의 답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이후 오스틴은 “그렇다고 투정부릴 것은 아니다“라고 하더니 “한국에서 야구를 너무 재미있게 하고 있다. 한국 야구가 너무 좋다“라고 했다. 한국 여름이 너무 힘들다는 말이 아니라 그럼에도 한국야구가 좋다는 뜻밖의 대답.

오스틴은 이어 “KBO리그, 우리 LG 선수들, 코치, 프런트, 팬들 모든 환경이 마음에 들어서 지금 이 더운 날씨도 나중엔 추억의 일부가 될 것 같다“며 “그래서 이 사랑을 계속 느끼고 싶다“라고 말했다.

타점왕이 되는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그것이 오로지 팀을 위한 것임을 밝힌 오스틴은 “시즌 초부터 내 앞에서 홍창기 박해민 김현수 신민재 선수들이 출루를 해줬기 때문에 나는 팀을 위해 내가 해야하는 타점을 내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내 욕심으로 올린 게 아니다“라는 답변을 했다.

켈리를 눈물로 보낸 LG팬들에겐 오스틴이 있어 또 행복할 것 같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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