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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애타게 기다린 홈팬들을 외면한 청년 슈퍼스타의 최연소 30홈런-30홈런 신기록.

이제는 원정 6연전으로 이어진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원정 6연전에서 대기록 달성에 나선다.

김도영은 13일부터 시작되는 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와의 고척-잠실 6연전에서 기록 사냥에 나선다. 12일까지 29홈런-32도루를 기록중인 김도영은 홈런 1개를 추가하면 역대 최연소 30-30을 달성하게 된다. 종전 기록은 1998년 박재홍(당시 현대)의 22세 11개월 27일. 김도영은 현재 만 20세다.

지난 KT-삼성과의 광주 홈 5경기에서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신기록을 달성하고 싶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광주는 물론 서울 등 타지에서 원정 응원까지 내려가 주말 만원관중을 이뤘지만 끝내 기다렸던 한방은 터지지 않았다.

서운할 수 있지만 그럴 것도 없다. 사실 KIA는 전국구 인기구단이다. 고척을 가든 잠실을 가든 홈팬 이상의 원정 관중수를 동원하는 팀이 바로 KIA다. KIA 팬들은 물론, 상대 팀을 응원하는 팬들도 대기록 달성 순간, 박수를 보내줄 것이다.

KIA 이범호 감독이 “고척도 홈, 잠실도 홈이니 편안하게 하라“고 조언한 이유다.

5경기째 홈런 침묵한 김도영. 이례적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는 폭염이 고충을 가중시키고 있다.

3년 차 김도영은 올시즌 처음으로 쉼표 없이 풀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미 108경기로 신인 시절 기록했던 최다 103경기를 훌쩍 넘어섰다. 손부상 재활로 온전하게 캠프를 소화하지도 못한 채 맞은 시즌. 힘들 때도 됐다.

게다가 늘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김도영은 긴장을 늦출 틈이 없었다.

화려한 타격 이면에 리그 최다실책(25개) 불명예로 신경 쓰이는 수비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피로누적은 당연한 일이었다. 대기록 달성에 대한 집중력까지 겹치며 체력소모가 늘었다.

여기에 “9시뉴스에 나올 일 있냐“는 농담 아닌 농담이 투수들 사이에 번지면서 경계심이 극대화 됐다.

김도영은 피곤한데, 상대 투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며 실투를 줄이는 형국.

이범호 감독도 속이 탄다. 빠르게 대기록을 달성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면 좋으련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다.

이 감독은 “이런 기록이 걸려 있으면 투수들이 쉽게 공략을 안하니까 힘들 수 밖에 없다. 실투가 왔을 때 한번에 결정을 내야 홈런을 칠 수 있다“며 타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했다.

KIA 팀적으로도 여유가 없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로 주춤한 사이 2위 LG가 최근 4연승으로 4게임 차로 추격했다. LG가 새로 영입한 에이스 에르난데스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범호 감독은 “뭐, 결국 언젠가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짐짓 태연해 하면서도 “지금도 잘해주고 있지만 도영이가 잘 쳐주면 팀이 이기는데 좋은 상황을 만들수 있기 때문에“라며 기록 부담을 빨리 털어내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어린 친구인데도 홈런 욕심을 낼 법한데도 자기 공 아니면 안 덤벼들고 골라 출루하고, 나가서 뛰어주고 하는 면을 보니 성장을 많이 했구나 싶다.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는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고 칭찬했다.

13일 부터 시작되는 고척 3연전.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유독 습기가 높아 마치 실내 사우나 같은 광주의 찜통 더위 속에서 치열한 경기(연장승부 두차례)를 치르고 올라온 KIA 선수들.

국내 유일 돔구장은 천국이다. 경기 체력 세이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친 김도영이 타석에서 더 집중할 수 있는 그야말로 쾌적한 환경이다.

기억도 좋다. 김도영은 고척에서 25타수10안타(0.400), 4홈런, 8타점을 기록중이다. 10안타 중 홈런 4개, 2루타 2개, 3루타 등 장타만 무려 7개.

상대 선발투수들에게도 강했다. 비록 이번 3연전에 후라도 헤이수스 원투펀치를 다 만나지만 주눅들 건 없다.

13일 선발 김윤하에게 1타수1안타, 14일 예정인 후라도에게 6타수2안타 1홈런, 15일 헤이수스에게 6타수3안타(1루타, 2루타, 3루타)를 기록중이다.

여러모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임할 고척 키움전. 쾌적한 고척스카이돔이 천재 야수에게 '약속의 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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