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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K리그1 3연패의 환희는 잠시 잊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울산 HD가 5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조호르의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조호르FC와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을 치른다. 결전을 하루 앞둔 4일 김판곤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을 이끌다 7월 28일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적장으로 말레이시아를 약 100일 만에 찾았다. 물론 양보는 없다.

그는 “우리가 최근 세 경기에서 너무 아쉬운 결과가 있었다. 그보다 이번이 더 중요한 경기다.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반등해야 하고 최대한 잘 해야 한다“며 “조호르는 동남아시아에서 최고의 팀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조호르는 쉬운 팀이 아니기에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우리 또한 물러설 곳이 없다. 조호르 원정인 만큼 최선을 다해 승점 3점을 따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에서 탁월한 전술가로 이름값을 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축구 사상 처음으로 성적을 통해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조별리그에선 대한민국과 3대3 무승부를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는 승점 1점이 모자라 아쉽게 탈락했지만 미래는 밝혔다.

2021년 1월 말레이시아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지난해 연말 재계약했다.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지만 첫 K리그 도전을 위해 말레이시아축구협회와 계약을 해지했다.

김 감독은 “조호르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 조호르의 홈에서 잘 하는 팀들은 많지 않고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조호르와의 원정 맞대결 전적에서 우리 또한 결과가 좋지 않아 긴장도 된다“면서도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내가 100일이 지나 말레이시아로 돌아왔다. 내가 사랑했던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리가 말레이시아에 온 만큼 좋은 경기력을 펼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1일 강원FC를 2대1로 꺾고,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그러나 ACLE에선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3차전에서 일본 J리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0대1 패), 요코하마 마리노스(0대4 패), 빗셀 고베(0대2 패)를 차례로 만나 모두 패했다. ACLE 동아시아 권역에서 최하위인 12위에 처져 있다.

ACLE의 경우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이 없다. 김 감독은 “우리 같은 경우에는 울산에 부상 선수들이 있어 데려오지 못한 건 아쉬움이 크다. ACLE 무대에서 조호르라는 팀은 이런 시스템에 최적화된 팀이다. 그렇기에 좋은 경기력을 보일거라 생각한다“며 “조호르라는 팀 자체가 상당히 공격적이고 경기를 지배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선수 수준 또한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가 최근에 치른 마지막 세 경기의 경기력은 좋았다. 따라서 내일 경기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위협적인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선 “아리프 아이만이라고 생각한다. ACLE 등 최근 경기를 보면 멋진 퀄리티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기력 측면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그를 보면 아시아에서 최고의 인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2002년생인 아이만은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의 공격수다. 김 감독과도 함께했다. 그는 ACLE 2경기에서 세 골을 기록 중이다. A매치에선 23경기에 출전, 6골을 터트렸다.

김판곤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민준은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힘들었다. 우리가 계속 매년 조호르 원정에 올 때마다 지고 있다. 그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감독님도 축구 색깔도 바뀌었다. 이번 경기는 상대가 우리를 굉장히 어려워할 거라고 생각한다. 멀리서 온 만큼 꼭 이기고 가고 싶다. 아직 내가 ACLE 승리를 맛본 적이 없어 승리해 돌아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리그에서 내가 경기를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우리 팀이 그만큼 강팀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한국에서 K리그1 우승을 확정짓고 왔기 때문에 선수단 분위기도 좋다. 기회와 상관없이 내일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 어필보다는 팀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민준은 또 “우승을 하고 왔지만 아직 우리는 거기에 취해있지 않다. 그날만 우리끼리 축하를 했다. 아직 리그도 남아 있고 코리아컵과 ACLE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패배한 것도 감독님이 빨리 털어버리자고 했다. 더 이상 K리그1 우승에 취하지 말고 내일 경기만 생각하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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