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28 07:00:02]
블루테온의 뉴 에이스 로페즈가 V-리거와의 인연을 언급했다.
25일부터 27일까지 오사카 블루테온 체육관에서 진행된 대한항공과 오사카 블루테온의 합동 훈련 및 연습경기 일정이 종료됐다. 두 팀은 마지막 날인 27일에 치러진 15점제-6세트 연습경기를 끝으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게 됐다.
니시다 유지‧야마우치 아키히로‧야마모토 토모히로 등 블루테온의 핵심 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 이후의 휴식기를 가지면서 연습경기에 결장한 가운데, 두 차례의 연습경기에 성실히 참여한 에이스가 있었다. 바로 쿠바 특급 미겔 로페즈다.
쿠바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각종 대륙대회‧리그에서 MVP를 휩쓸고 다닌 월드클래스 아웃사이드 히터 로페즈는 이번 시즌부터 블루테온에서 활약한다. 아직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로페즈의 가공할 신체능력과 폭발력은 현장에서 여러 차례 탄성을 자아냈다.
연습경기가 모두 끝난 뒤 <더스파이크>와 만난 로페즈는 “이번에 치른 15점-6세트 게임이 오히려 더 좋았다. 마치 모든 세트를 5세트처럼 치르는 느낌이라서, 집중력을 유지한 채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새로운 방식의 연습경기를 환영했다. 그는 “사실 한국 리그를 그간 잘 몰랐다. 하지만 경기를 치러보니 대한항공은 리그 우승을 당연히 노릴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플레이스타일과 빠른 템포를 가진 팀”이라며 대한항공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로페즈는 26일에 이어 또 한 번 경기가 끝난 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요스바니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고향 선배다.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좋았다. 코트 위에서의 맞대결도 재밌었다. 그는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것 같다.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며 요스바니와의 재회를 돌아봤다.
요스바니 말고도 V-리그 선수들 중 로페즈와 인연이 있는 선수도 있었다. 바로 한국전력의 새로운 외인 루이스 엘리안이다. “루이스와는 유스 대표팀에서 같이 뛰었고, 브라질 리그에서 만나기도 해서 잘 아는 사이다. 쿠바 선수들이 모여 있는 단체 메신저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나와 루이스가 같이 있을 정도”라며 루이스와의 친분을 소개한 로페즈는 “그 단체 메신저 방에서는 서로가 뛰는 리그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아마 루이스와 나도 앞으로 V-리그와 SV.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로페즈는 SV.리그의 새내기다. 이제 일본에 도착한지 1주일 정도가 지났다. 그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 왔다. 지금까지는 공격적이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배구를 해왔다. 그것 말고 새로운 무기를 갖고 싶었다. 여기서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채로 대표팀에 간다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SV.리그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일본을 찾는 무서운 새내기는 로페즈만 있는 것이 아니다. SV.리그의 외국인 선수 문호 개방으로 인해 전 세계의 슈퍼스타들이 일본으로 집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페즈에게 SV.리그에서 만날 타 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만남이 기대되는 선수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토리 데팔코(미국)의 이름을 꺼냈다. “데팔코를 개인적으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도 비슷하고, 대표팀에서도 많이 맞붙는 선수기 때문”이라며 데팔코를 선택한 이유를 밝힌 로페즈는 “SV.리그에서 만날 시간이 기대된다. 지금까지 그와 맞붙었던 시간들이 쭉 생각날 것 같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로페즈의 경우 적군뿐만 아니라 아군의 면면도 화려하다. 상술했듯 니시다‧야마우치‧야마모토 같은 일본 대표팀의 주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다. 이들과 함께 파리올림픽에 다녀온 아웃사이드 히터 토미타 쇼마와도 동료이자 경쟁자로 함께하게 된다. 로페즈는 “아직 대표팀에서 복귀한 선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보진 못했지만, 그들과 함께 한다면 더 큰 동기부여가 있을 것 같다.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물론 경쟁도 치열하겠지만, 기대가 더 크다”며 일본 대표팀 멤버들과의 만남도 고대했다.
로페즈는 SV.리그에서 자신을 더욱 갈고 닦은 뒤, 쿠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25년 필리핀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목표는 8강에 진출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꺼낸 로페즈는 “이곳에서 더 많은 걸 배워서 대표팀에 더 큰 도움이 되고 싶다. 배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지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줄 것이다. 나 말고도 새로운 리그로 떠난 쿠바 선수들이 많다. 그들 역시 나와 같은 방식으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의 성장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마음을 표했다.
끝으로 로페즈에게 2년 전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2년 전 쿠바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FIVB 발리볼 챌린저컵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그의 얼굴을 크게 인쇄해 흔들며 “Lopez, I love you!”를 외치던 한국 팬을 기억하는지를 물은 것. 그러자 로페즈는 밝게 웃으며 “물론이다. 그를 지금도 기억한다. 그와 가끔 SNS로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로페즈는 “그를 포함해 나를 응원해주시는 한국의 팬 여러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여러분 모두의 행운을 빌겠다”며 한국 팬들의 응원에 똑같이 응원으로 보답했다.
일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모든 연습과 경기에 성실히 참여하는 모습에서, 로페즈가 왜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와 함께 한 인터뷰를 통해서는 그 사실을 재차 느낌과 동시에, 배구선수 로페즈뿐만 아니라 인간 로페즈 역시 많은 사랑을 받을만한 매력적인 사람임도 알 수 있었다.
사진_오사카/김희수 기자,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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