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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삼성화재가 시즌 시작 전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삼성화재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을 대신하여, 불가리아 출신의 새 외국인 선수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교체 사유는 마테이의 무릎 상태다. 메디컬 테스트 결과 우측 무릎의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시즌 준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기에 교체를 선택했다. 

 


이처럼 그로즈다노프는 다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풍부한 해외리그 경험을 갖췄다. UAE와 카타르를 거치며 아시아 리그 경험을 쌓은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여기에 직전 시즌 무라드 칸과 함께 뛴 네프토치믹 부르가스에서는 불가리아 리그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로 뽑힐 정도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그로즈다노프는 2013년과 2021년에 비치발리볼을 병행한 경험도 있다. 두 명이서 코트 전체를 커버해야 하는 비치발리볼의 특성상 비치발리볼을 경험한 선수들은 인도어 발리볼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로즈다노프의 지난 시즌 불가리아 리그 경기 영상을 통해 그의 4번 자리 공격‧파이프‧서브‧블로킹‧리시브 능력도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아웃사이드 히터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4번 자리 공격의 경우 다양한 코스 공략 능력이 돋보였다. 특히 공중에서의 동작이 빠른 편이라서 패스를 빠르게 붙여주면 직선의 빈 공간을 공략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전체적으로 파워보다는 속도가 돋보이는 유형의 공격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이프의 경우 타점도 준수하고 스피드도 잘 붙이는 편이었다. A패스와 준수한 연결이 이뤄져 1.5블로킹 이하를 상대하는 상황에서는 확실한 결정력을 보여줬다. 다만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부분의 파이프가 1번과 6번 자리를 공략하는 파이프였는데, 5번 쪽으로 틀어 치는 파이프를 뜻대로 구사할 수 있다면 보다 위력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브는 주로 1번 자리 뒤에서 출발해 상대 코트의 1번과 6번 사이로 휘어지는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한다. 구속이 아주 빠르진 않지만, 종-횡 변화 폭이 좋은 편이다. 전임자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처럼 종종 5번 쪽 엔드라인을 노리는 직선 코스 서브를 간헐적으로 구사하기도 하는데, 빈도는 높지 않고 안정감도 원래 구사하는 서브보다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한 번씩 섞어줄 경우 상대 리시버들의 허를 찌르는 옵션 정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사이드 블로킹은 영상을 통해 확인한 그로즈다노프의 툴 중 꽤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툴이었다. 공중에서 순간적으로 상대의 연타를 간파하고 폼을 바꾼다거나, 마지막 순간에 팔만 돌려서 대각을 틀어막는 등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점프와 오버블로킹을 만드는 움직임도 좋았다. 특히 대각공격을 저격하는 플레이는 V-리그에서도 상대 패턴에 따라서는 상당히 위협적으로 작용할 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웃사이드 히터의 또 다른 본분인 리시브에서 그로즈다노프는 오버핸드 캐치를 선호하는 성향을 보였다. 플로터 서브에 대한 대응 능력이 나쁘지 않은 편이고, 위치별 리시브 기복도 크지 않았다. 또한 리시브를 한 뒤의 공격 전환 움직임도 준수했다. 다만 스파이크 서브에 대한 언더핸드 캐치는 오버핸드 캐치에 비해 조금 불안한 감이 있었다. V-리그에서도 결국 스파이크 서브에 대한 대응 능력이 얼마나 발휘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V-리그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아웃사이드 히터 외인들은 대체로 수비보다는 공격 쪽에, 스피드보다는 파워 쪽에 비중이 실리는 유형의 선수들이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나 타이스 덜 호스트 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반면 밸런스가 좋은 유형의 아웃사이드 히터 외인들은 오레올 까메호 정도를 제외하면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과연 그로즈다노프가 밸런스형 아웃사이드 히터 외인의 성공 사례를 남기며 삼성화재의 반등을 이끄는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빠르면 다가오는 컵대회에서 코트 위 그로즈다노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_KOVO, 삼성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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