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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빵훈이'가 돌아왔다.

'빵훈이' 권창훈(전북 현대)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에서 후반 54분 극장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권창훈의 천금 같은 결승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하며, 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권창훈이 K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김천 상무 시절인 2023년 4월22일 서울 이랜드전 이후 처음이다. 무려 483일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귀중한 복귀골까지 성공시켰다.

권창훈은 이날 전북 입단 후 처음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중 연습경기까지 소화하며 몸상태가 올라오자, 김두현 감독은 전격적으로 권창훈을 포함시켰다. 답답한 성적을 바꿔줄 수 있는 키맨으로 권창훈을 택한 셈이다.

권창훈은 올 여름 수원 삼성을 떠나 전북으로 이적했다. 입단부터 시끌시끌했다. 지난해 여름 전역해 수원으로 복귀한 권창훈은 위기의 팀을 구해줄 구세주로 불렸다. 하지만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수술까지 했지만 결국 시즌아웃됐다. 팀이 무너지는 사이, 수원의 상징과도 같은 권창훈의 온오프라인에서 모습을 감췄고, 결국 수원은 충격의 강등을 당했다.

강등 후 수원은 갈짓자의 행보를 이어갔고, 그러던 중 권창훈의 전북행이 결정이 됐다. 하필이면 오랜 '라이벌' 전북으로의 이적에 수원 팬들은 분노가 폭발했다. 권창훈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 생활 내내 수원 팬분들의 응원을 꾸준하게 받아온 제가 결국 팀이 어려울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주신 과분한 사랑 잊지 않고 평생 감사하며 살겠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수원 팬들의 분노는 달래지지 않았다. 권창훈은 “내 상태를 알고도 영입을 시도한 팀은 전북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 전북 유니폼을 입었지만, 몸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권창훈은 상무 시절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1년 넘게 통으로 쉬었다. 재활과 치료를 병행했지만, 전북에서 8개월 가까이 출전하지 못하는 권창훈을 두고 '이대로 선수생활이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 사이 전북은 내리막을 거듭하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권창훈은 팀이 가장 필요한 순간, 화려하게 복귀했다. 권창훈은 1-1로 맞서던 후반 30분 투입됐다. 역시 100%의 몸상태는 아니었다.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권창훈에게는 한방이 있었다. 후반 54분 수비 한명을 제치며 시도한 킥이 그대로 황인재를 넘어 포항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본인 말처럼 슈팅이 아닌 크로스가 골로 연결됐지만, 권창훈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수비를 제치는 장면부터 킥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분명 클래스가 있었다.

권창훈은 득점 후 포효했다. 전북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모두 달려나와 그를 안고 기뻐했다. 극적이었던 상황도 상황이지만, 모두가 긴 기다림 끝에 터진 골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권창훈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물론 아직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냉정히 눈에 띄는 장면은 득점 장면 하나였다. 하지만 1년4개월의 공백을 뒤로 하고 새롭게 출발한 권창훈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복귀전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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