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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내가 오승환 선수 공을 쳐보질 못해서….“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고졸 신인 마무리인 김택연의 직구를 사실상 국내 최고로 평가했다.

김택연은 지난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3-2로 앞선 9회말 등판, 1이닝 2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1점차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챙겼다. 시즌 15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인 16세이브(2006년 나승현)에 1개차로 다가섰다.

힘겨운 세이브였다. 1사후 황재균의 중견수 앞 안타에 이어 김상수가 친 땅볼이 3루수 쪽으로 향했는데 3루수 이유찬이 잡으려 할 때 타구가 조명에 들어가는 바람에 놓치며 좌전안타로 둔갑, 1,2루가 됐다.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이때부터 김택연의 진가가 발휘됐다. 신본기에게 직구만 4개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더니 박민석마저 직구로만 4개 연속 뿌려 헛스윙 삼진으로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이 감독은 18일 경기전 전날 김택연에 대해 “주자가 있으면 전력 투구를 하는 느낌이다. 약간 기가 더 들어가는 것 같다“면서 “경기를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되지만 택연이가 올라가면 좀 안심이 된다. 어제도 그 안타(김상수의 타구가 조명에 들어간 안타)만 아니었다면 깔끔하게 막는 경기였다. 택연이는 의심 없이 우리 불펜에서 가장 믿는 투수“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 감독이 본 김택연의 직구는 어느 정도일까. 예전 양의지는 자신이 받아본 직구 중에선 더스틴 니퍼트와 오승환에 이어 세번째 정도 된다고 했었다.

이 감독은 “우리 나라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나는 오승환 선수를 상대해 보지 않았다“며 오승환의 직구와 비교를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감독이 경험한 최고 직구의 소유자는 일본 시절 후지카와 규지였다. 이 감독은 “후지카와 투수는 진짜 공이 올라온다“면서 “향후 몇년 후엔 김택연 선수도 그 정도의 위력적인 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될 것으로 본다“라며 발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현재 김택연은 직구 위주의 피칭에 슬라이더와 커브 정도를 섞고 있는데 포크볼을 장착할 경우 더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김택연은 포크볼을 굳이 던질 필요가 없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몸이다“라고 했다. 지금의 직구, 슬라이더, 커브로도 충분히 통하고 있고 몸이 좀 더 완성됐을 때 배워도 늦지 않는다는 뜻.

프로에 와서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을 하면서 갈수록 몸이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김택연이 최근에도 경기 끝난 뒤에 트레이닝 파트와 훈련을 하더라“면서 “입단했을 때와 비교하면 몸이 엄청나게 좋아지긴 했다“며 나날이 발전하는 슈퍼루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택연은 18일에도 4-4 동점인 8회말 1사 1,3루의 위기에 등판해 대타 강백호를 삼진, 김상수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9회말 1사후 김민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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