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26 20:28: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외롭다.
이 감독은 늘 최선을 다해 싸운다. 물러섬은 없다. 골이 안나면 골 넣는 법을 연구하고, 수비가 안되면 죽어라 수비 훈련을 한다. 고심 끝에 방법을 찾아내며, 할 수 있는 최선을 그라운드에 쏟아붓는다. 말 많은 축구계에서도 광주 축구에 관해서는 한목소리로 늘 엄지를 치켜올린다.
하지만 결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항상 1%가 부족하다. 사실 이것은 이 감독이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지금 광주는 할 수 있는 120%, 200%를 하고 있다. 더이상 물이 안나올 정도로, 쥐어짜고 있다. 승리를 하려면 300%를 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지친 모습이다. 25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울산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8라운드에서 0대1로 패한 후 이 감독은 잔뜩 풀이 죽었다. 내용은 좋았다. 광주는 특유의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최강' 울산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를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앞서 열린 코리아컵에서도 그랬다. 2진급으로 라인업을 꾸렸지만, 광주는 울산의 1진을 상대로 용맹하게 싸웠다. 하지만 한끗이 모자랐다. 결과는 0대1 패배였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조금을 계속 못넘는다. 선수들의 노력에 비해 결과가 안타깝다. 우리는 항상 들러리“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감독 곁에는 선수단 밖에 없다. 전술, 훈련 등을 논의할 코칭스태프, 함께 뛸 선수들 뿐이다. 말고는 고민을 나눠줄 이가 없다. 그토록 훈련장, 경기장 개선을 목이 터져라 부르짖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은 광주의 홈구장이지만, 광주만의 유려한 축구를 펼는데 방해가 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훈련장 여건이 좋나, 더 최악이다. “직접 와서 보셨으면 좋겠다“고 씁쓸하게 웃을 수 밖에 없다. 부족한 부분을 훈련을 통해 채워야 하는데, 훈련하다 다치지 않으면 다행이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엄지성마저 나갔다. 이 감독은 마법사가 아니다. 엄지성 수준의 클래스를 가진, 그것도 개인 능력이 중요한 공격수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다. 자존심 강한 이 감독이 “솔직히 엄지성이 생각난다“고 할 정도다. 광주는 재정건전화 문제로 단 한명도 영입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홀로 싸우고 있다. 상대팀은 물론이고, 심판과도, 언론과도, 광주시와도, 구단과도, 심지어 팬들과도 싸웠다. 이 과정에서 좌충우돌, 실수도 있었고, 비판도, 비난도 있었다. 이 감독도 잘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감독의 행동은 선수단을, 그리고 광주를 위했다는 점이다.
물론 포기는 없다. 이 감독은 여전히 파이널A행을 노리고 있다. 선수들을 독려하며 마지막 기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 기적을 만들기에 이 감독은 지금 너무 외롭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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