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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황'의 폭풍이 수원에 휘몰아쳤다.

사이클링히트에 홈런 하나가 모자랐다. 롯데 자이언츠를 이끄는 돌격대장의 면모를 또한번 과시했다.

'마황' 황성빈은 롯데 자이언츠가 낳은 무명 선수의 신화다. 소래고-경남대라는 비교적 무명 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2020년 2차 5라운드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에서 한번 지명해볼만한 쌕쌕이', '대주자 요원' 등의 반갑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황성빈이 2022년 타율 2할9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07을 기록하며 자신가 가치를 보여준 뒤에도 편견은 변하지 않았다. 공수에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혹평이 따라다녔다.

이듬해 잠시 비틀거릴 때만 해도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올해, 황성빈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올시즌 도루 40개로 조수행(53개) 정수빈(43개)의 뒤를 이어 이 부문 3위를 기록중다. 데뷔 초에는 스피드만 빠르지 도루 능력은 아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데뷔 첫해 도루성공률(45.5%, 성공 10 실패 12)로도 증명됐다. 하지만 황성빈은 이또한 보란듯이 뛰어넘었다. 올해 도루성공률은 87%(성공 40 실패 6)에 달한다.

도루 뿐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모습도 일품이다. 상대 수비진이 어정쩡하게 대응하면 그 흔들림을 놓치지 않는다. 2루 주자일 때 외야 뜬공 한방에 홈까지 뛰어들고, 2루타성 타구에 3루에서 사는 경우도 다반사. 홈런(4개)와 3루타(5개) 2루타(7개)의 개수가 비슷하다. 제대로 맞으면 넘어갈 파워를 갖췄고, 특유의 주루는 한층 더 빠르고 격렬해졌다.

여기에 원래 감각이 뛰어났던 번트는 이제 달인의 경지에 올라섰다. 희생번트, 기습번트 자유자재다. 주자 3루시 언제든 세이프티 스퀴즈를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다. 10일 수원 KT 위즈전 7회, 1-0으로 앞선 롯데의 1사 1,3루 상황에서 황성빈의 절묘한 번트 한방으로 추가점을 만든 장면이 대표적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황성빈에겐 그냥 상황이 되면 본인이 기습번트를 대라고 했다. 그런걸 할줄 아는 선수다. 수비진을 흔들 줄도 안다“면서 칭찬했다.

11일 수원 KT전에서도 '돌격대장'의 존재감이 빛났다. 1회초 시작과 함께 중월 3루타로 KT 선발 고영표를 흔들었고, 선취점으로 이어졌다. 2회에는 2루타, 3회에도 안타를 쳤지만 모두 2사 후로 득점과 연결짓진 못했다. 그래도 멘털이 흔들린 '롯데 킬러' 고영표가 4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사이클링 히트에도 홈런 하나만을 남겨뒀지만, 그것만큼은 쉽지 않은 황성빈이다. 이날 맹타로 8월 타율 4할5푼(20타수9안타)을 기록중인 황성빈이다.

어느덧 롯데의 심장으로 거듭났다. '마황'이 살아나자 롯데도 8월 6승1패의 상승세다. 가을야구의 희망을 놓치지 않고 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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