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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주전 세터 한태준(20)이 올 시즌 유망주 딱지를 완전히 떼고자 한다.

한태준은 수성고 졸업반이던 2022년 얼리 드래프트로 2024-25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4순위로 현 소속팀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부터 18경기 45세트에 나서며 프로 맛을 봤고, 데뷔 2년 차인 지난 시즌에는 무려 36경기 전 경기 출장했다. 게다가 지난 4월부터는 성인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국제무대 경험까지 쌓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한국 나이 21살이다. 올 시즌 구단과 팬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한태준도 이를 알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지난 시즌을 치르고 난 뒤부터 확실히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 같다"고 했다. 그렇지만 지나친 기대는 자칫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에 한태준은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런 부담도 이겨내는 재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정규리그 2위에 머물렀는데, 1위 대한항공(당시 승점 71)과 승점 차는 불과 단 1점이었다. 설상가상 우리카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에 패하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마저 실패했다. 곱씹을수록 아쉬운 한 해다. 한태준은 "4라운드 연패는 지금 생각해도 많이 아쉽다. 그때 승점 관리를 잘했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태준은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길 때뿐만 아니라 질 때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어떤 경기든 세터는 승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그때 많이 깨달았다. 팀 분위기가 흔들릴 때일수록 내가 경기를 최대한 풀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같이 흔들리면서 주저앉았다"고 자책했다.

그런 만큼 이번 시즌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한태준은 "이번 시즌을 계기로 유망주 딱지를 완전히 떼겠다"면서 "이전까지는 변칙적인 플레이에 강점이 있었다면, 올해는 안정성과 정교함이라는 무기도 함께 보여주겠다. 어려운 경기일수록 더 많은 존재감을 내뿜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한태준은 "실패해야만 깨달을 수 있는 배움이 따로 있다. 지난 시즌 우리는 비록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헛된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아픔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훈련하다 보면 이번 시즌에는 그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외쳤다.

끝으로 한태준은 "이번 시즌부터 3년 차 선수까지 신인왕 수상이 가능한데, 내가 딱 3년 차다. 신인이나 2년 차 선수들은 시간이 좀 더 있지만, 내겐 정말 마지막 기회다. 그래서 더 욕심난다.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씨익 웃은 뒤 "그렇지만 결국 팀 성적이 좋아야 개인상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도 내 제1 목표는 언제나 팀의 승리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_인천/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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