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페널티킥을 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결승전만 남겨둔 유로2024가 '페널티킥 오심 스캔들'로 인해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준결승전에서 승패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인 페널티킥 콜이 나왔는데, 이 판정에 대해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로날드 쿠만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와 유로2024 4강전을 치렀다. 잉글랜드는 고전 끝에 네덜란드를 2대1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이제 그토록 열망하던 우승을 놓고 스페인과 격돌하게 됐다.

하지만 잉글랜드 선수단의 기쁨과 달리 네덜란드전 승리가 오심의 결과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잉글랜드가 0-1로 뒤지던 전반 18분에 나온 페널티킥 판정이다.

이날 잉글랜드는 네덜란드의 강력한 공세에 밀려 다녔다. 결국 전반 7분 만에 사비 시몬스에게 선취골을 허용해 0-1로 리드를 허용했다. 잉글랜드는 동점골을 위해 공세를 끌어올렸다. 11분 뒤 드디어 동점 기회가 찾아왔다.

잉글랜드 '캡틴' 해리 케인이 슛을 하는 과정에서 네덜란드 덴젤 덤프리스의 발이 높이 올라갔다. 슛을 블로킹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게 파울로 지적됐다. 펠릭스 즈와이어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시도했다. 피치 사이드에서 모니터로 당시 상황을 돌려본 그는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골을 넣어 1-1을 만들었다. 간신히 승부의 균형을 원점으로 돌린 잉글랜드는 후반 추가 시간에 올리 왓킨스의 결승골이 터지며 역전승을 만들었다.

네덜란드 선수들과 현지 매체들이 지적하는 부분들은 바로 페널티킥 선언 장면이다. 네덜란드의 핵심 수비수인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은 경기 후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경기는 끝났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 심판이 와서 직접 설명해줬으면 좋겠다“며 페널티킥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급기야 전직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까지 나서 이 판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전직 FIFA심판인 요나스 에릭손은 논란이 불거진 페널티킥 선언은 원래 나와선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출신의 에릭손 심판은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3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결승전, 2016 유로파리그 결승전 심판을 맡아온 베테랑 심판이다.

에릭손 전 심판은 이날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준결승전이 끝난 뒤 스웨덴 방송인 STV스포츠의 경기 분석 프로그램에 나와 원래대로라면 페널티킥이 선언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덤프리스가 케인의 슛을 블로킹하기 이전에 결정적인 위반 행위가 있었지만, 심판이 이를 놓쳤다는 것.

당시 경기 영상을 보면 케인에게 공이 이어지기 전에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공이 튀어 오르면서 부카요 사카의 오른손등에 맞고 흐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공은 케인에게까지 연결됐고, 케인이 슛을 하려다 덤프리스에게 블로킹 당한다.

에릭손 전 심판은 “사카가 명백하게 핸드볼 파울을 먼저 범했고, 그렇기 때문에 케인에게도 페널티킥을 주면 안된다“고 확실히 못박았다. 실제로 사카의 손에 공이 맞는 장면은 경기 영상 SNS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축구 팬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의 결승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