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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은 자신을 교체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3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에서 4대1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승점 16점이 되며 리그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패배한 빌라는 순위가 6위로 하락했다.

주장 손흥민의 복귀전이었다. 지난달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했다. 4대1 역전승 과정에서 3골이나 기여하면서 맹활약했지만 다시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다. 지난 3경기 동안 다시 몸을 만들어서 돌아온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주장 손흥민과 함께 도미닉 솔란케와 브레넌 존슨이 공격을 맡았다. 데얀 쿨루셉스키,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마타르 사르가 중앙에 배치됐다. 데스티니 우도기, 라두 드라구신,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수비를 책임졌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사수했다.

토트넘의 공격은 손흥민이 돌아왔는데도 답답했다. 속도감이 없는 공격으로는 빌라의 촘촘한 수비진을 격파하기가 쉽지 않았다. 빌라도 토트넘의 강렬한 압박에 고전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균형이 무너진 건 전반 32분이었다. 빌라의 코너킥에서 날카롭게 킥이 올라왔다. 비카리오가 벤탄쿠르 맞고 자책골이 될 뻔했던 상황에서 잘 막아냈지만 앞에 있던 모건 로저스가 밀어 넣었다. 빌라는 더욱 수비적으로 임했고, 토트넘은 무기력했다.후반전 경기 분위기를 1번에 바꾼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후반 4분 손흥민은 좌측에서 문전을 보자마자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려줬고, 존슨이 달려들면서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해결사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때부터 토트넘이 기세를 올렸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손흥민이 만들어준 득점으로 흐름을 타던 토트넘은 후반 10분 먼저 교체를 선택했다. 손흥민과 벤탄쿠르를 빼고 히샬리송과 이브 비수마가 투입된다는 신호였다. 교체 신호가 나오자 손흥민은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정말 교체가 되는 게 맞는지 벤치를 향해 물었다. 등번호 7번이 빠져야 된다는 걸 확인한 손흥민은 굳은 표정으로 벤치로 향했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간단히 인사만 하고 들어간 뒤 벤치에서 이례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 근 몇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손흥민의 분노였다. 손흥민은 자신을 교체한 선택에 불만을 품고 벤치에서 “왜“라고 연이어 외쳤다.

두 번 연속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었던 손흥민이기에 부상 관리 차원의 교체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너무 빠른 타이밍에 손흥민을 교체한 느낌이었다. 손흥민을 언제 교체할 것인지를 두고 감독과 선수간의 사전소통도 없었던 모양이다.

이번 교체는 EPL에서도 놀랐던 모양이다. 손흥민의 교체 반응이 EPL 공식 계정에도 올라왔다. 팬들은 “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교체했는가?“, “동점골까지 만든 손흥민을 교체했다. 이게 무슨 결정인가?“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이었다. 손흥민이 빠진 후 토트넘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다가 후반 30분부터 갑자기 폭발했다. 후반 30분 존슨, 쿨루셉스키로 이어지는 패스플레이가 솔란케에게 이어졌다. 솔란케의 환상적인 마무리로 토트넘이 역전에 성공했다.

4분 뒤 토트넘이 또 달아났다. 파페 사르가 패스를 차단한 후 역습이 시작됐다. 히샬리송이 이어받아 중앙으로 빼줬고, 솔란케가 밀어 넣으면서 3대1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히샬리송이 햄스트링에 이상함을 느껴버렸고, 곧바로 제임스 매디슨과 교체됐다.

매디슨이 후반 추가시간 6분 페널티박스 바로 앞 프리킥에서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절묘한 득점으로 4대1 대승의 방점을 찍었다.경기 후 손흥민의 표정은 다시 밝아졌다.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기보다는 주장으로서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복귀전에서 빌라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기에 팀적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결과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도 진하게 포옹을 나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그보다 많이 뛰지 않았을 것이다. 부상을 입었다가 돌아왔고, 지난 번에 손흥민이 피곤해하기 시작했던 시점이 후반 15분쯤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경기가 흘러가든 손흥민은 55~60분 이상 뛰지 않았을 것이다“며 이미 손흥민을 교체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를 관리해주기 위한 선택이었다.이어 그는 “가장 좋은 점은 손흥민이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첫 골을 위해서 훌륭한 공을 넣어줬다.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우리한테는 손흥민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이상으로 뛰게 할 생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교체 후 반응에 대해선 “난 손흥민한테서 어떠한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 어떤 선수라도 교체된 후에 기분이 좋으면 그게 더 놀랍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전에 선수와 소통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하지 않았다. 손흥민과 이 점에 대해서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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