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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쉽게 가을야구를 조기에 접은 두산 베어스.

외인 투수 탓이 컸다. 시즌 내내 바람 잘 날 없었다.

믿었던 1선발 알칸타라가 부진으로 퇴출됐다. 대체 외인 발라조빅도 선발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브랜든 와델은 14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12로 6월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왼쪽 견갑하근 부상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여름 복귀를 시도했지만 불펜 피칭에서 다시 통증을 느꼈다.

브랜든은 가을야구 합류를 위해 애썼다. 15m 캐치볼도 시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등쪽에 날개처럼 붙어 있어 날개뼈라고도 불리는 견갑골은 몸과 팔의 에너지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투수의 경우 가장 큰 근육인 하체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팔과 손으로 전달하는 데 있어 견갑골이 중심축의 역할을 한다.

그만큼 투수의 경우 팔과 몸을 쓸 때마다 자극받는 부위인 만큼 안정성을 잃고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일단 통증이 생기면 비록 경미해 보이더라도 회복이 쉽지 않다. 여러 근육과 관절 사이에 위치한 통로 역할로 인해 통증 유발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브랜든 처럼 거의 다 회복된 듯 했다가 다시 통증이 발생하는 이유다. 조금이라도 아프면 불안감에 정상적 전력 피칭을 할 수 없다. 브랜든이 팀의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의 희생양이 될 때까지 끝내 돌아오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산의 가을악몽. 삼성 라이온즈로 옮겨올 판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에 앞선 브리핑에서 '원태인의 불펜 활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코너의 몸상태에 따라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코너에 따라 투수운용 바뀔 수 있다. 코너가 선발로 들어오느냐 못 들어오느냐의 변수가 있다. 아직 며칠동안 기간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9월11일 한화전 4회 피칭 중 오른쪽 견갑골 통증으로 이탈한 코너는 한달이 지났지만 확실히 회복하지 못했다. “경미한 통증“으로 알려졌지만 좀처럼 완치가 되지 않는다. 견갑골 통증의 전형적인 증세다.

박 감독은 “캐치볼은 하고 있는데 아직 통증이 왔다갔다 한다“며 “아직 시간 있으니까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정상적 몸 상태라면 코너는 홈에서 치르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출격할 투수.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는 에이스다.

올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코너는 시즌 초반 적응 과정을 마친 뒤 5월 중순 이후부터 순항을 거듭했다. 28경기 11승6패, 3.42의 평균자책점. 160이닝 동안 158탈삼진으로 이닝당 1개꼴로 많은 탈삼진 비율을 보였다. 그만큼 마운드에서 힘으로 상대 타선을 누를 수 있는 파워 피처다. 1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이닝 소화력도 뛰어난 편.

하지만 문제는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선발 기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1차전이 열리는 13일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발 투구수를 끌어올릴 물리적 여유가 없다. 최대위기에 빠진 코너의 가을야구. 시나리오는 크게 세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플레이오프에 극적으로 불펜진에 합류하는 것이다.

불펜진이 강하지 않은 삼성이 바라는 현 시점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확률이 높지 않다. 1이닝 이상 전력피칭이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다. 아직 캐치볼 단계인데다 통증이 오면 “팔을 들기조차 힘들다“고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둘째, 플레이오프를 거르고 회복에 집중해 한국시리즈에 합류하는 것이다.

21일 시작되는 한국시리즈까지는 약 보름여의 시간이 있다. 그 사이 완벽한 몸상태로 회복해 돌아올 가능성을 품어볼 수 있다. 선발 공 개수를 회복해 돌아온다면 금상첨화다. 적어도 불펜진에만 합류할 수 있어도 천군만마다.

셋째, 브랜든 처럼 끝내 가을야구 마운드를 밟지 못하는 것이다.

전력 피칭을 할 만하면 어디선가 통증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면 코너의 가을야구 꿈은 멀어지게 된다. 대망을 꿈꾸는 삼성으로선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 하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니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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