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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드디어 첫 승을 거뒀다. 서울은 1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포항 원정에서 2대1로 이겼다. 김기동 감독은 2019년부터 5년 동안 포항을 지휘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서울 감독을 맡았다. 포항과 서울이 만나면 '김기동 더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여태 웃은 쪽은 포항이었다. 안방에서 펼쳐진 4월 첫 만남에서 서울은 2대4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5월 스틸야드에서는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코리아컵 8강에서도 만났는데 1대5로 대패했다. 김기동 감독은 네 번째 만남 만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두 감독 모두 흐름상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 경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항이 크게 이긴 직전 승부는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매 경기가 다르다. 우리가 운이 좋아서 이긴 거지 서울이 못한 것이 아니다. 휴식기 이후 첫 경기이고 다음에 코리아컵 4강이 이어지기 때문에 분위기와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결과가 좋게 나오면 다음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충분히 줄 수 있다“며 앞을 내다봤다. 김기동 감독 역시 “졌다는 점이 짜증나지 (코리아컵)5실점은 중요하지 않다. 다음 경기 김천전에서 이겼기 때문에 오히려 운영 면에서는 전략적으로 괜찮았다고 본다“고 했다. 김 감독 역시 이번 경기가 후반기 순위싸움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주요 기점이라고 여겼다. 김 감독은 “이제 정말 중요한 시점이다. 포항도 선두권으로 가려면 오늘을 발판 삼으려고 할 것이다. 우리도 2연승이라 서로 승점 가져가려고 치열하게 싸우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은 또 공교롭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유니폼을 바꿔입은 두 선수가 나란히 선발 출장했다. 서울은 포항에서 데려온 골키퍼 강현무를 베스트11에 포함시켰다. 서울에서 온 포항 이태석도 친정팀의 골문을 정조준했다. 포항의 선발 명단을 본 김기동 감독은 “서로 장단점을 알아도 그날 컨디션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 경기 양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박태하 감독은 본래 포지션이 레프트백인 이태석을 오른쪽 윙어로 과감하게 기용했다. 포항의 왼쪽에는 터줏대감 완델손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태석을 백업으로만 두기에는 아까웠다. 박 감독은 “반대발 윙어가 필요했다. 훈련을 시켜보니까 괜찮았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잘 못하더라도 일단 경험을 해보면 좋다. 또 상대팀이 서울이니까 자기가 나름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반 3분 서울이 선제골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2분에는 강현무가 이태석의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하는 장면도 나왔다. 서울 수비진이 침투패스 하나에 순간적으로 무너졌다. 이태석이 골키퍼와 맞서는 노마크 찬스를 잡았지만 강현무가 선방했다. 하지만 이태석은 3분 뒤 기어코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우측 깊은 위치에서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다. 포항 전민광이 헤더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16분 서울 이승모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승모는 포항 수비진의 압박이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벼락 같은 중거리포로 포항의 골문을 갈랐다. 추가시간은 8분이나 주어졌지만 포항의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다. 포항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4위에 머물러 선두 추격에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은 6위로 점프했다.

포항=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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