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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선발 투수에게 가장 어렵다는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끊으며 기분 좋게 시작한 류현진이 더그아웃에 들어서자마자 태블릿PC 앞에 앉아 투구 분석 데이터부터 살폈다.





올 시즌 첫 고척 키움전에서 최다 실점 불명예 기록을 남겼던 류현진. 3달 만에 다시 고척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보더라인 끝쪽을 날카롭게 찔렀다.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의 표정은 비장했다. KBO리그 복귀 첫 고척돔 경기였던 지난 4월5일. 류현진은 호투를 펼치다 5회 진땀을 흘렸다.





4회까지 완벽투를 펼치던 류현진의 볼이 5회부터 급격하게 맞아 나가기 시작했다. 5연속 적시타, 7연속 안타를 맞으며 류현진은 순식간에 7점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까지 적시타를 허용하며 류현진의 책임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9실점을 허용한 류현진은 프로 커리어 한 경기 최다 실점 굴욕을 맛봤다.





다시 찾은 고척돔.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신중하게 피칭을 이어갔다. 1회 키움 이주형, 도슨, 김혜성을 상대로 볼 11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류현진은 더그아웃에 들어가자마자 태블릿PC가 설치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데이터에 기록된 코스와 볼 궤적을 하나하나 체크한 류현진은 양상문 투수코치와 대화를 나눈 뒤 고개를 끄덕였다. 천하의 류현진이 1회부터 꼼꼼하게 체크해가며 경기를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악몽 같았던 고척돔 첫 경기를 마친 류현진은 지난달 18일 청주구장 키움전에서 복수를 했다. 8이닝 8삼진 무실점 완벽한 피칭이었다.





키움과의 3번째 맞대결 고척돔 2번째 경기. 류현진은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마운드를 책임졌다. 3회말 1사 만루 실점 위기에 몰리자, 양상문 코치는 마운드를 찾아 류현진을 독려했다. 이어진 도슨과 승부에서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준 류현진. 이어진 2사 2,3루 송성문의 잘 맞은 타구가 외야로 뻗어나가자, 류현진은 안타라고 직감했다.

이때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장진혁이 잡아내자, 류현진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묵묵히 더그아웃을 향했다.





4대2로 앞서고 있던 5회 이번에는 류현진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사 1루 키움 도슨이 타격한 타구가 돔 천장에 맞고 떨어졌다. 우익수 이원석이 잡았더라면 아웃이었지만 낙구 지점을 잃어버리며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후 도슨은 1루 베이스에 도착한 뒤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돔 천장에 그려진 노란 폴대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판독되며 홈런이 아닌 안타라고 판정했다.





1점 차까지 좁혀진 6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더 집중했다. 2사 이후 고영우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건희를 삼진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6이닝 6피안타 1볼넷 3삼진 3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넘겼지만 7회 한승혁이 키움 김혜성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으며 류현진의 승리도 날아갔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치열한 승부. 연장 11회말 키움 도슨이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한화는 역전패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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