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경기가 신호진의 오른손에서 끝났다.

한국이 한국 시간 3일 바레인 마나마 이사 스포츠 시티에서 치러진 2024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챌린지컵 C조 예선에서 카타르를 세트스코어 3-2(25-16, 19-25, 25-16, 22-25, 20-18)로 꺾고 조별리그 전승을 거뒀다. 세계배구연맹(FIVB) 랭킹에서도 경기 시작 전 기준으로 카타르보다 여섯 계단 아래(카타르 21위, 한국 27위)였던 한국은 기분 좋은 업셋을 성공시키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지한-임성진-신호진의 날개 삼각 편대가 고른 활약을 펼쳤고, 황택의의 서브도 빛났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인도네시아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임성진‧김지한‧황택의‧최준혁‧이상현‧신호진이 코트에 먼저 나섰고, 박경민이 선발 리베로로 나섰다. 이에 맞서는 카타르는 유세프 우글라프‧보리슬라프 게오르기에프‧라이미 바디디‧모하메드 이브라힘 이브라힘‧헤난 리베이루‧나벨 아부나봇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리베로 유니폼은 마흐무드 나지가 입었다.

한국은 1세트를 황택의의 서브 득점 두 개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여기에 좌우에서 김지한과 신호진도 화력을 보탰고, 리베이루의 직선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한국은 8-5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여기서 김지한이 날아올랐다. 연속 서브 득점을 퍼부으며 10점 선착을 견인했고, 당황한 게오르기에프의 오버네트까지 나오며 점수 차가 6점 차까지 벌어졌다.

한국의 기세는 도무지 식을 줄을 몰랐다. 김지한의 서브가 계속됐고, 이상현과 황택의의 연속 블로킹까지 터지며 점수 차는 13-5까지 벌어졌다. 알리 알-하다드 감독은 안드레 루이즈 케이로스와 하마드 무바라크 다히를 투입하며 변화를 노렸지만, 신호진과 김지한의 고공 강타가 이어지며 한국의 리드가 계속됐다. 19-12에서 황택의와 이상현의 반격 B속공 호흡이 터지며 20점에 선착한 한국은 24-16에서 임성진의 공격이 터지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한국의 출발이 좋았다. 임성진의 직선 공격과 최준혁의 블로킹, 황택의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단숨에 4-0을 만들었다. 그러나 카타르도 1세트와는 달리 힘을 보여줬다. 한국의 자잘한 범실을 놓치지 않으며 격차를 좁혔고, 6-7에서 아부나봇이 신호진과 김지한의 공격을 연속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세트 초반에 나왔던 황택의와 최준혁의 무리한 속공 시도 실패가 또 한 번 나오며 9-12까지 뒤처졌다. 그러자 라미레스 감독은 최준혁을 빼고 차영석을 투입했다. 그러나 한국은 리바운드 플레이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연이어 노출하며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기세가 오른 카타르는 게오르기에프의 패스 페인트까지 나오며 계속 치고 나갔고, 이브라힘이 중앙을 장악하며 세트 후반을 여유 있게 풀었다. 24-19에서 이브라힘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2세트는 카타르가 따냈다. 

경기의 흐름상 승부처가 된 3세트 초반, 2-2에서 우글라프의 범실과 이상현의 블로킹이 이어지며 한국이 먼저 웃었다. 7-5에서는 황택의가 바디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냈고, 우글라프의 후위 공격자 반칙까지 겹치며 4점 차로 앞서갔다. 이후 10-6에서 황택의의 서브 득점과 임성진의 과감한 반대각 공격이 터지며 한국이 더블 스코어를 만들었다.

세트 중반, 14-10에서 카타르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한국은 여유로운 리드를 유지했다. 17-12에서는 정한용의 강력한 서브에 힘입어 이상현이 리베이루의 공격을 두 번 연속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21-14에서 신호진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완벽하게 흐름을 장악한 한국은 24-16에서 김지한의 날렵한 공격으로 3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앞선 세트들보다 팽팽한 초반 승부가 벌어졌다. 양 팀 모두 잦은 서브 범실에 시달리며 치고 나갈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10점에 선착한 쪽은 한국이었다. 9-9에서 다히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 이후 한국은 차근차근 사이드 아웃을 만들며 아슬아슬한 1점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14-14에서 신호진의 공격이 이브라힘의 손에 걸리며 카타르가 리드를 뺏었고, 여기에 임성진의 공격 범실까지 이어졌다.

한국은 늦지 않게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16-17에서 임성진이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이후 양 팀의 숨 막히는 사이드 아웃 전쟁이 전개됐고, 전력으로 버티던 한국이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20-20에서 황택의와 이상현의 과감한 속공 호흡이 들어맞았다. 그러나 카타르는 22-22에서 다히의 연타로 재역전을 만들었고, 다히는 직후에 블로킹까지 잡아내며 4세트 후반을 지배했다. 여기에 바디디의 서브 득점까지 터진 카타르는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운명의 5세트, 한국이 황택의의 서브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고, 신호진도 공격에서 활약했다. 카타르는 이브라힘과 아부나봇의 높이를 앞세워 받아쳤다. 먼저 반격에 성공한 쪽은 한국이었다. 5-4에서 이상현의 속공 반격과 바디디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7-6에서 이상현의 속공이 터지며 코트 체인지를 만든 한국은 임성진의 사이드 블로킹까지 작렬하며 다시 한 번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카타르도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추격을 이어갔고, 9-8에서 임성진의 센터라인 침범 범실이 나오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위기에서는 또 한 번 황택의의 서브가 빛을 발했다. 10-10에서 서브 득점을 올렸다. 이후 계속 이어진 최후의 1점 승부는 듀스를 향했고, 18-18에서 김지한이 다히의 공격을 가로막은 뒤 신호진이 다소 길게 빠진 패스를 오른손으로 순발력을 발휘해 처리하며 한국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사진_AV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