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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6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선수권대회.

경남 양산 에이원CC 남, 서 코스(파71·7142야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대회 18번홀은 사실 마지막 홀이 아니다. 서 코스 5번홀에서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다.

KPGA는 에이원CC에서 첫 대회를 연 2016년 갤러리 스탠드 마련과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위해 홀 변경을 골프장에 제안했다. 홀 순서 변경 시 골프장 회원 및 내장객의 혼선, 현실적 한계 등 여러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으나, 에이원CC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18번홀 주변에 정성스럽게 키운 나무까지 잘라내며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이를 통해 완성된 KPGA 선수권대회 18번홀은 숱한 명승부를 만들어낸 극장이 됐다. 가장 오래된 한국 프로골프 대회이자 남자 대회 국내 최고 권위에 걸맞은 드라마가 펼쳐졌다.

2016년 대회에선 해저드가 우승의 꿈을 앗아갔다. 17번홀까지 선두였던 박준섭의 티샷이 워터 해저드로 빠졌고, 투어 첫 승의 꿈은 그렇게 무산됐다.

2018년에는 김봉섭과 한창원이 눈물을 흘렸다. 17번홀까지 1타차 선두였던 김봉섭은 18번홀 티샷이 페널틱구역으로 가 더블보기를 적어냈고, 연장전 합류도 좌절됐다. 문도엽과 함께 연장 승부를 펼친 한창원은 두 번째 연장전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페널티구역으로 향하면서 문도엽에게 우승을 내줬다.

2019년에도 18번홀이 우승자를 결정지었다. 3라운드까지 2위 그룹에 5타 차로 앞서던 이원준은 공동 선두로 들어선 18번홀 티샷이 페널티구역에 향했다. 공이 물에 반쯤 잠긴 상태에서 샷을 시도했으나 이원준은 그대로 샷을 시도해 공을 그린 근처로 보내는 데 성공, 결국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연장전에선 2.9m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프로 데뷔 13년 만의 우승 감격을 누렸다.

지난해에도 18번홀에서 승부가 결정적이었다.

17번홀까지 접전을 펼쳤던 최승빈과 박준홍의 운명이 18번홀에서 갈렸다. 최승빈이 두 번째 샷을 홀컵 1.5m 옆에 붙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반면, 1타차로 앞서던 박준홍은 보기에 그쳐 운명이 뒤바뀌었다.

9일 펼쳐지는 KPGA 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또 한 번 펼쳐질 극장승부에 관심이 쏠린다.

양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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