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이 이번 시즌 VNL 남자부 최고 수준의 명경기를 펼쳤다.

일본이 한국 시간 5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주차 경기에서 독일을 세트스코어 3-2(25-22, 22-25, 25-27, 25-23, 15-8)로 꺾었다. 이번 시즌 VNL 남자부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만한 명경기였다. 높이와 서브를 앞세운 독일과, 스피드와 다채로움으로 맞선 일본이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최후의 승자는 홈 팀 일본이었다. 5세트 들어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독일에서는 루카스 캄파‧루벤 쇼트‧안톤 브레메‧모리트 칼리첵‧토비아스 브란트‧토비아스 크릭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리베로 유니폼은 레오나르드 그라벤이 입었다. 이에 맞서는 홈팀 일본은 세키타 마사히로‧이시카와 유키‧타카하시 켄타로‧니시다 유지‧타카하시 란‧오노데라 타이시가 선발로 출전했다. 선발 리베로로는 오가와 토모히로가 나섰다.

1세트 초반, 일본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4-4에서 오노데라의 속공과 이시카와의 블로킹이 연달아 나왔다. 이후 7-5에서 이시카와는 날카로운 대각 공격을, 오노데라는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두 선수의 좋은 활약이 계속됐다. 그러나 독일의 반격이 매서웠다. 7-10에서 칼리첵의 블로킹과 브란트의 반격, 브레메의 속공이 연달아 터지면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중반 이후 일본은 세키타가 모든 공격 옵션을 살려가며 독일의 블로커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여기에 공격수들의 개인기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은 다시 한 번 2~3점 차의 리드를 잡았다. 18-15에서는 도저히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공을 살려낸 이시카와의 허슬 플레이가 브레메의 범실로 이어지며 일본의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기도 했다. 21-17에서 켄타로가 브레메의 속공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승기를 굳힌 일본은 24-22에서 이시카와의 라이트 백어택이 터지며 1세트를 따냈다.

1세트를 내준 독일은 2세트 초반에도 근소하게 뒤처졌지만, 4-5에서 브란트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본은 9-10에서 오노데라가 칼리첵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다시 분위기를 정비했고, 그 뒤로 꾸준히 사이드 아웃에 성공하며 경기의 균형을 유지했다. 이후 13-13에서 독일의 포 히트 범실이 나왔고, 이시카와의 하이 볼 처리까지 이어지며 일본이 2점 차 리드를 가져왔다. 

초접전 양상이 계속되던 중, 독일이 뒷심을 발휘했다. 17-17에서 오노데라의 범실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고, 19-19에서 브란트가 20점 선착을 이끄는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여기에 칼리첵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2점 차 리드를 잡은 독일은 시종일관 유리하게 20점대 승부를 이어갔고, 24-22에서 란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독일이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도 독일의 출발이 좋았다. 1-1에서 크릭의 속공과 캄파의 블로킹이 이어지며 높이의 힘을 보여줬다. 4-2에서는 브란트의 서브 득점도 터졌다. 다만 일본도 니시다와 오노데라가 분전하며 빠르게 뒤를 쫓으면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9-10에서 란의 날렵한 공격과 켄타로의 속공이 연달아 터지며 일본이 역전까지 성공했다.

한 번 리드를 잡은 일본은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계속 전진했다. 15-14에서 오노데라의 속공이 터진 뒤 브란트의 범실까지 이어지며 3점 차로 앞서갔다. 그러나 독일은 17-20에서 칼리첵이, 19-21에서 브란트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막판 맹추격에 나섰다. 20-21에서는 쇼트의 득점까지 터지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20점대에서 펼쳐진 진검승부는 듀스를 향했고, 최후의 승자는 독일이었다. 25-25에서 칼리첵이 니시다의 2단 연결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다이렉트 공격을 성공시켰고, 브란트가 반격까지 마무리하며 3세트를 따냈다.

필립 블랑 감독은 4세트 선발 미들블로커로 켄타로 대신 야마우치 아키히로를 기용했고, 야마우치는 세트의 포문을 여는 득점을 터뜨린 뒤 브레메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블랑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또 한 번 독일의 서브가 일본을 괴롭혔다. 7-7에서 캄파의 절묘한 서브 득점이 터졌다. 여기에 브레메의 반응속도가 돋보이는 블로킹까지 터지며 독일이 9-7로 앞서갔다.

홈팀 일본은 이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8-11에서 란과 이시카와의 연속 파이프로 격차를 좁혔고, 11-12에서 오노데라의 블로킹과 란의 반격까지 이어지며 기어코 역전까지 성공시킨 일본은 오노데라의 속공과 이시카와의 노련한 네트 플레이로 18-15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날개 공격수들의 공수 집중력이 극한까지 올라온 독일은 연달아 반격을 성공시켰고, 칼리첵이 21-22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웃은 쪽은 일본이었다. 24-23에서 이시카와가 쇼트의 연타 시도를 블로킹으로 저지했다.

모든 것이 걸린 5세트, 양 팀 선수들의 서브 범실이 잦아지며 다소 지지부진한 초반 흐름이 이어졌다. 먼저 2점 차 리드를 잡은 쪽은 일본이었다. 6-6에서 니시다의 강력한 한 방과 칼리첵의 범실로 8점에 선착했다.

코트 체인지 직후, 일본은 세키타와 니시다의 만화 같은 호흡이 나오며 완벽하게 분위기를 장악했다. 11-7에서 란의 엄청난 볼 처리 스킬과 이시카와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터지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일본은 14-8에서 야마우치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사진_Volleyball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