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유망주 이윤수가 동기들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그렸던 날을 회상했다.

2023-2024 V-리그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배정받은 팀은 삼성화재였다. 프로 무대 입성을 노리는 유망주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김상우 감독은 별다른 고민 없이 1순위 지명권을 경기대 아웃사이드 히터 이윤수에게 행사했다. 197cm의 피지컬과 빼어난 공격력을 믿은 선택이었다.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과 적응 기간으로 인해 1년차 시즌을 조금은 아쉽게 마무리해야 했던 이윤수는 다가올 2024-25시즌을 멋지게 치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12일부터 15일까지 경남 하동군 일대에서 진행되는 삼성화재의 하계 전지훈련에도 참여한 이윤수는 13일 오전 8.8km 코스 러닝 훈련에서 측정 기록 1위(43:55.08)를 기록하며 벌써부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전 훈련이 끝나고 점심식사까지 마친 뒤, 이윤수가 <더스파이크>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프로에서의 첫 전지훈련인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더 단합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되게 좋은 것 같다”며 전지훈련에 참여한 소감을 먼저 전한 이윤수는 러닝 훈련 1위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어차피 하는 거 한 번 열심히 해보고 싶었고, 상품도 걸려 있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뛰어봤다(웃음). 1등 상품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받았다”는 대답을 유쾌하게 들려주기도 했다.

이후 이윤수와 지난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윤수는 “지난 시즌에는 부상 탓에 경기에 못 나선 것도 맞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내 실력이 부족해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 탓을 하기보다는 내 실력 탓을 하자고, 더 많은 노력을 하자고 마음먹었다”며 지난 시즌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드래프트 동기인 이재현이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신인상의 주인공이 된 것은 이윤수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 이윤수는 “(이)재현이 형이 저보다 한 살 많지만, 드래프트 동기고 함께 U-리그에서 뛰었던 형이다. 그런 형이 V-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걸 보면서 나도 형처럼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런 의미에서 1월 31일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졌던 2023-24시즌 5라운드 우리카드전은 이윤수에게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드래프트 동기인 이윤수-이재현-양수현이 나란히 전위에서 블로킹을 준비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 삼성화재 팬들도, 이윤수를 비롯한 새내기들도 미래를 기대하게 되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윤수는 이 경기에서 V-리그 첫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당시 경기가 기억이 나는지 묻자 “전위에 동기 세 명이 동시에 섰던 기억이 난다”며 상징적 장면을 먼저 떠올린 이윤수는 “속으로 ‘우리가 이렇게 전위에서 모이는 날이 왔다니’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신기했고, 또 기쁘기도 했다. 프로 첫 득점을 올린 경기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이 나는 경기”라며 당시 경기를 기분 좋게 회상했다.

그 날 짧게 선보였던 희망찬 미래를 현재로 만들기 위해, 이윤수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공격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대학 때와는 다른 공격 스타일을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을 소개한 이윤수는 “감독님께서는 자신 있게 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신다. 또 좀 더 가볍고 빠른 동작을 요구하신다”며 김상우 감독의 주문사항도 함께 소개했다.

최근 삼성화재에는 이윤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든든한 베테랑들도 연이어 합류했다. 이시몬과 조국기가 그들이다. 이윤수는 “(이)시몬이 형은 팀에 오자마자 팀의 분위기를 좋은 쪽으로 바꿨다. 기술적으로도, 배구 외적으로도 배울 점이 정말 많은 형이다. (조)국기 형은 아직 볼 운동을 같이 해보진 못했다. 이번에 하동에서 룸메이트가 됐는데, 정말 착한 형인 것 같다. 맛있는 것도 사줬다. 두 형 모두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두 선수와 함께 치를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윤수에게 다음 시즌의 목표와 각오도 물었다. 그는 “모든 팀이 그렇듯 우리도 우승을 원한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경기에 많이 출전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이)윤수가 오늘 팀에 많은 보탬이 됐다’는 이야기를 꼭 듣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3년차 이하 선수로 대상이 확대되면서 다시 한 번 기회가 생긴 신인상 수상을 노리냐는 질문에는 “받으면 너무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팀적인 목표 달성이 우선”이라는 의젓한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끝으로 이윤수는 “지난 시즌에는 코트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다가오는 시즌에는 더 많은 활약을 보여드리겠다. 응원해주신다면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며 팬들에게 좋은 활약을 약속했다. 과연 이윤수가 지난 1월 장충에서 잠시 스쳐 지나갔던 삼성화재의 빛나는 미래를 현재로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_하동/김희수 기자, KOVO